도시 브랜드 평판 1위…대전, 수도권에 견줄 경쟁력 갖춰간다

입력 2024-10-28 16:03
수정 2024-11-05 15:55

대전이 달라졌다. 도시 정체성도 없고 심지어 재미도 없던 대전이 어느 날 도시 브랜드 평판 1위, 삶의 만족도 1위, 자살사망률 최저 등 대외적 긍정 평가 지표를 석권하기 시작했다. 4300조원 규모의 글로벌 기업 머크사를 유치하고, 2년 사이 12개 기업이 상장하는 등 일류 경제도시의 면모도 갖추고 있다. 이처럼 대전시는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 수도권 라인에 대적할 경쟁력으로 무장한 채 미래를 향하고 있다. 대전의 성장 속도처럼 시민의 자긍심도 나날이 성장 중이다.○‘나의 도시’ 자긍심 높아졌다민선 8기 출범 후 대전시는 우리의 자산만으로도 일류도시가 될 수 있음을 공언해 왔다. 이를 증명하듯 시정 주요 현안은 탄력을 받았고, 객관적 평가가 더해진 지표들로 대전이 일류도시로 나아가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대전시는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매달 발표하는 광역자치단체 도시 브랜드 평판에서 4개월 연속 1위에 올랐다. 시 관계자는 “우리나라 수도인 서울과 제2의 도시인 부산을 제치고 이룬 성과이기에 대전 시민의 자긍심을 높일 충분한 기폭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시는 지난 6월 처음 광역자치단체 브랜드 평판에서 1위에 올랐고, 이후 7~9월 내리 연속 1위를 지켰다. 이와 함께 전국 85개 도시를 대상으로 하는 브랜드 평판에서도 8~9월 연속 1위에 올랐다. 도시 브랜드 평판은 미디어·소통·커뮤니티지수가 기본이 되는데, 대전의 성장력만큼 시정을 둘러싼 이슈가 다양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대전에 사는 자긍심이 커지는 만큼 삶의 만족감도 높아지고 있다. 리얼미터가 매달 조사하는 주민 생활 만족도를 보면 대전시는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줄곧 1위였다. 이후 순위 변동은 있었으나, 9월 다시 2위에 오르며 올해 평균 2.5위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혼인 건수도 전국 최고 증가세를 보인다. 통계청의 7월 인구 동향에 따르면 대전의 혼인 건수는 1월부터 7월까지 총 3848건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5% 늘어난 것으로 전국 평균 11.2%보다 높았다. 올해 혼인신고를 한 부부에게 결혼지원금 500만원을 지급하는 대전시의 복지 공약에 대한 기대감으로 보인다.

복지 분야에서도 대전시는 전국을 앞서고 있다. 70세 이상 어르신 버스비 무료 사업이 대표적이다. 지난 8월 말 기준 12만1458명이 이용 중이다. 지난해 9월 도입 초기 10만768명보다 2만690명 증가했다. 일평균 이용 건수도 초기 5만5055건에서 7만3667건으로 증가하며 부정 사용 적발 사례가 단 한 건도 없는 만족도 높은 사업으로 꼽힌다.

자살률이 높았던 도시의 불명예도 벗고 있다. 2021년까지 대전의 자살사망률은 전국 4위, 특·광역시 1위였다. 시는 24시간 상담 전화와 전국 최초 정신 응급의료기관 지정 운영, 전국 네 번째 전담 조직 운영 등을 통해 자살 고위험군 예방에 주력했다. 이 결과 2022년과 2023년 전국 13위, 특·광역시 6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최근 브랜드 평판과 삶의 만족도, 혼인 비율 증가 등 대전이 1위를 차지하는 분야는 시민들이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분야이기에 더욱 큰 성과”라며 “내가 사는 도시에 대한 시민들의 자긍심과 자부심이 더 커질 수 있도록 시정의 현안을 살피며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주도적 성장세 뚜렷, 일류도시로 직진역동적인 도전정신으로 중무장한 대전시의 전반기는 빨라진 시정의 속도를 체감할 수 있었다. 특히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은 민선 8기 행정력의 집약체로 평가받고 있다. 가선+무가선 혼용 방식에서 수소 트램으로 신속하게 정책 결정을 내렸다. 사활을 걸고 정부와 총사업비 조정을 기간 내 마무리하며 최근 착공에 들어갔다. 대전 수소 트램은 2028년 시범운행과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안 사업인 유성 복합터미널, 대전의료원, 제2 매립장, 하수처리장 등도 본궤도에 올라 현재 목표율에 맞춰 순항 중이다.

대전만의 새로운 문화도 성장 중이다. 3無(안전사고, 쓰레기, 바가지요금) 축제의 대명사가 된 대전 0시 축제가 대표적이다. 지역경제 살리기라는 기획 의도처럼 0시 축제를 통해 비수기인 여름철 원도심 경제에 활력이 됐다. 올해는 9일 동안 9가지 콘셉트의 퍼레이드와 지역예술가들이 대거 참석한 문화 프로그램 등으로 진행했다. 올해 대전 0시 축제는 총 경제적 효과 추산 3866억원, 직접 효과 1077억원, 간접효과는 2789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전시는 2016년부터 조사한 여름휴가 여행 만족도에서 만년 꼴찌에 머무르다가 올해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했다. 이와 함께 전 국민이 매년 기다리는 빵 축제, 굿즈 판매액 2억6000만원을 돌파한 꿈씨 패밀리의 대활약, 해마다 급증하는 공용자전거 타슈 이용률까지 MZ세대뿐 아니라 전 국민의 시선까지 사로잡는 대전 문화의 힘은 강력했다.

과학과 경제 분야의 성과도 풍성했다. 이 시장은 취임 초기부터 방위사업청 이전과 글로벌 기업 머크사 유치에 주력해 왔다. 이 결과 방위사업청의 대전 이전은 대전이 국방산업의 메카가 될 수 있는 원동력이자 전기를 마련했다. 머크사 역시 아시아 지역 바이오산업의 중추 거점으로 대전을 선택하며 부족한 지역 경제 자원의 한계를 뛰어넘는 성과로 기록됐다.

여기에 A(우주항공)·B(바이오)·C(반도체칩)·D(국방)+Q(양자) R(로봇) 6대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나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지정, 우주산업 클러스터 인재 분야 지정, 미래형 환승센터, K-켄달스퀘어 등이 밑그림을 그리며 과학 수도 완성에 속도를 높이는 중이다.

상장 기업도 줄을 잇고 있다. 이달 현재까지 총 60개로 전국 3위, 시가총액은 51조7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민선 8기에만 12개 기업이 상장했다. 올해와 내년까지 다수의 상장 기업이 또 탄생할 것으로 예고돼 특히 과학 분야 기업 상장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올해 9월 대전세종연구원이 발표한 ‘2024년 23개 지표로 보는 대전의 도시경쟁력’에 따르면 대전은 17개 시·도 중 도시경쟁력 5위, 6대 광역시 중에서는 1위로 준수한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분석됐다. 대전의 경쟁력은 높은 고학력과 청년 비중 그리고 일·생활 균형지수와 주거환경 및 삶의 만족도가 기반이 됐다. 반대로 실업률과 산업재해율이 낮아 일터와 삶터의 매력이 높아 도시를 구성하는 지속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 시장은 “대전은 개척자들의 도시로 출발했고, 120년 만에 대한민국과 세계 과학을 움직이는 과학 수도가 됐다”며 “대한민국이 G2 국가로 성장하는 데 대전이 밑거름되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