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골프 선수 김주형이 국내 대회에서 준우승을 한 뒤 분노해 라커룸 문짝을 부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주형은 전날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코리아 골프클럽에서 열린 DP월드투어 겸 한국프로골프투어(KPGA) 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 최종일 연장전에서 안병훈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우승한 안병훈에게는 상금 68만달러(약 9억4000만원)와 제네시스 차량(G80 전동화 부분 변경 모델)이 부상으로 제공된다. 이 대회는 남녀 통틀어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 중 가장 규모가 큰 프로 대회다.
김주형은 최종 라운드 17번 홀까지 안병훈에게 1타 앞섰으나, 안병훈이 버디에 성공한 18번 홀(파5)에서 버디 퍼트를 놓쳐 연장전으로 끌려 들어갔다. 연장전에서 안병훈은 버디 퍼트에 성공, 김주형은 파를 지키지 못하며 둘의 희비가 엇갈렸다.
김주형은 안병훈에게 "축하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라커룸으로 돌아와서는 화를 참지 못한 나머지 라커룸 문짝을 부쉈다. 골프 대회에서 선수들이 종종 분노를 표출하는 경우가 있으나, 대부분 자신의 클럽을 부러뜨리는 등 자기 소유 물건을 파손한다. 타인이나 공용 자산을 부수는 것은 스포츠맨십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다른 선수, 특히 골프클럽 회원들이 사용하는 공용 재산을 손괴하는 행동은 선수가 지켜야 할 기본적인 예의에 어긋날 뿐 아니라 민사상, 형사상 책임까지 따를 수 있다. 대회를 주관한 KPGA 투어는 골프클럽에 문짝 수리 비용을 내고 추후 김주영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김주형의 상벌위원회 회부도 검토 중이다.
최근 잘 알려진 KPGA 상벌위원회 중징계 사례 중에선 2022년 골프 선수 김한별이 벌금 1000만원과 포어캐디 봉사활동 40시간의 징계를 받은 일이 꼽힌다. 그는 당시 경기 중 포어 캐디가 자신이 친 공을 찾지 못하자 "교육을 안 받았냐", "XX 개XX 돈 받고 일하는데 일을 그따위로 하냐" 등의 폭언을 했다. 샷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골프채를 부러뜨리기도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