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200억 돌파"…'혈세낭비' 욕 먹었는데 '반전' 일어났다

입력 2024-10-28 08:03
수정 2024-10-28 16:04

전남 함평에서 제작한 '황금박쥐상'이 금값 상승에 따라 가격이 10배 가까이 뛰었다.

28일 한국표준금거래소에 따르면 26일 기준 순금은 1g당 13만9733원으로, 1년 전 구매가(9만7866원) 대비 42%가량 올랐다. 은 구매가도 같은 기간 약 53% 올라 1g당 1741원에 거래됐다.

이에 따라 지난 2008년 제작한 전남 함평의 황금박쥐상 가격은 23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함평의 대표 상징물로 꼽히는 황금박쥐상은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1급인 황금박쥐 162마리가 1999년 함평에서 발견된 것으로 기념해 제작됐다.

높이 2.18m, 폭 1.5m의 황금박쥐상을 만드는 데 순금 162kg, 은 281kg 등 27억원의 세금이 투입됐다. 당시 '혈세 낭비'란 지적이 잇따랐으나, 이젠 10배 가까운 수익을 눈앞에 두면서 성공적인 투자였단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박쥐상을 만들고 남은 금 19.31㎏, 은 8.94㎏, 보석 0.19㎏ 등을 활용해 지난 2010년 66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제작한 조형물 '오복포란'의 가격도 26억9824만원으로 부쩍 뛰었다.

원래 황금박쥐 생태전시관 지하에서 전시 기간에서만 만나볼 수 있었으나, 지난 4월 함평나비대축제에 맞춰 함평 추억공작소 1층 특별전시관에 새 둥지를 틀고 1년 내내 관람이 가능하다.

이전 당시 황금박쥐상을 옮기는 데만도 5억원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망치로 때려도 깨지지 않는 3cm 두께의 방탄 강화유리 원통형 전시관 내에 보관되며, 적외선 감지장치와 동작 감지기, 열 감지기가 설치됐다. 보안 업체와 연계한 무인경비시스템을 구축, 24시간 감시하며 연 2100만원의 보험을 통해 파손, 분실시 전액 보전도 가능하다.

해마다 금값이 오르자, 앞선 2019년 황금박쥐상은 3인조 절도범들의 범행 대상이 되기도 했다. 절도범들은 셔터를 뚫다가 경보가 울리자 도망갔다가 검거됐다.

이상익 함평군수는 "함평군의 관광 효자상품인 황금박쥐상을 상시 공개할 수 있어 기쁘다"면서 "다채로운 문화관광 콘텐츠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