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앞둔 주말 홍대 9만명 몰려…경찰 "안전사고는 없어"

입력 2024-10-27 17:48
수정 2024-10-28 00:28
“신호 지키며 건너세요.”

핼러윈데이를 앞둔 26일 오후 9시께 서울 홍익대 거리. 서울경찰청 기동순찰대 대원들이 KT&G 상상마당 앞 횡단보도에 앞뒤로 쏟아지는 시민들을 향해 경광봉을 흔들며 소리쳤다.

경찰과 소방이 핼러윈데이를 앞둔 주말 서울 홍대, 이태원 등 인파 밀집 지역의 안전을 특별관리했다. 한 방향 통행을 유도하는 질서 유지 펜스를 설치하고, 수시 순찰하는 방식이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9~10시 홍대 관광특구엔 ‘붐빔’에 해당하는 9만~9만2000명이 몰렸다.

대원들은 골목마다 순찰하며 인파가 과도하게 몰린 곳은 없는지 살폈고, 시민들도 경찰 통제에 비교적 협조적이었다. 직장인 길모 씨(29)는 “2년 전 이태원 사고 기억이 선명해 불안했는데 질서 유지 펜스 중간마다 경찰이 통제하니 안심된다”고 말했다.

대원들은 홍대 주요 클럽의 줄을 관리했고, 질서유지 펜스를 설치해 입장객이 인도를 막는 걸 방지했다. 마포소방서는 이날 홍대 상상마당 거리에 긴급구조 통제부스를 꾸려 소방 인력 56명과 구급차를 대기시켰다.

경찰은 이날 이태원보다 홍대에 더 많은 인파가 모일 것으로 보고, 순찰대 인력 311명을 투입했다. 홍대가 최근 ‘비주류 문화(서브컬처)의 성지’로 거듭나며 핼러윈 문화의 새로운 중심지가 됐기 때문이다. 이날 홍대 거리에서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코스프레를 한 수십 명과 시민들이 사진을 찍으며 일부 인파가 몰리기도 했다.

경찰은 코스프레한 이들이 분장 소품으로 사용한 장검과 총 등이 장난감인지 확인하고 압수하기도 했다. 차량 진입을 막은 홍대 예술의거리 일대에 진입한 배달 오토바이 10여 대를 단속해 배달원들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김용혁 서울경찰청 기동순찰1대장은 “총기나 도검은 진품일 가능성도 있어 꼼꼼하게 확인하고 있다”며 “이번 주 시민들이 안전한 핼러윈데이를 즐길 수 있도록 예방 활동에 온 힘을 쏟겠다”고 설명했다.

서울경찰청은 핼러윈데이인 31일까지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15개 지역을 특별관리한다. 서울시도 다음달 3일까지 ‘핼러윈 중점 안전관리 기간’을 운영한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