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광고 끝, 이제 '아이폰' 써야지"...삼성전자의 '한숨'

입력 2024-10-27 14:48


삼성전자가 갤럭시의 '아재폰' 이미지를 벗기 위해 여러 인기 아이돌과 함께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당초 기대했던 효과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상당수의 아이돌이 삼성전자와의 계약기간이 종료되자마자 갤럭시 대신 다시 아이폰을 사용하는 모습이 다수 포착됐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그룹 '보이넥스트도어'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휴대전화 협찬이 종료되자 취재진과 팬들이 모인 공항에서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을 사용한 모습이 포착됐다.



삼성전자와 보이넥스트도어는 지난해부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지난해 11월 한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보이넥스트도어의 갤럭시 패션 화보를 진행하는가 하면 12월엔 갤럭시 S23 FE 론칭 행사에 보이넥스트도어와 팬 100여명을 초대하기도 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올해 4월엔 보이넥스트도어의 음악방송 사전녹화 현장에 '밤하늘의 별처럼 빛날 보이넥스트도어의 앞날을 갤럭시가 응원합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커피차도 보낸 바 있다.



이들은 최근까지 삼성전자로부터 갤럭시 제품을 협찬받아 사용했다. 그러나 얼마 전 계약이 종료됐고 이후 멤버 다수가 아이폰으로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의 계약 종료 후 갤럭시에서 아이폰으로 갈아탄 건 보이넥스트도어가 처음이 아니다.

과거 블랙핑크 제니와 아이브 장원영도 갤럭시 모델로 활동한 바 있다. 당시 이들은 자신들의 SNS에 갤럭시로 찍은 수많은 사진을 올리며 이를 홍보했다.

그러나 계약 기간이 종료되자 바로 아이폰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제니와 장원영 모두 광고 종료 후 자신들의 SNS에 아이폰을 노출한 사진을 게시했다.



실제로 국내 젊은 세대의 아이폰 선호 현상은 도드라진다. 한국갤럽의 ‘스마트폰 사용률&브랜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가운데 18~29세 연령대의 65%가 아이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연령대의 갤럭시 사용자 비율(32%)의 2배 수준이다.

젊은 층이 아이폰을 유독 선호하면서 갤럭시는 아저씨들만 쓴다는 의미를 가진 ‘아재폰’ 이미지가 덧씌워지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아재폰'이라는 공식을 깨기 위해 아이돌들을 활용한 마케팅을 펼치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대다수 아이돌이 계약 종료 후 다시 아이폰으로 갈아타면서 기대했던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