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업계는 산업 특성상 생산 현장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심하다. 이에 국내 시멘트기업들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노후화된 시설을 개선하고 장비를 들여놓는 방식으로 친환경 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삼표시멘트는 지난 23일 강원도 삼척 공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공장 곳곳에서는 각종 설비를 손질해 친환경 시설로 탈바꿈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삼표는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대기질 개선을 위해 질소산화물 예열기를 개조하고 있다. 질소산화물을 적게 배출하는 고효율 저녹스버너를 추가로 설치하고 있다. 이러한 작업 들어가는 투자 비용은 약 1700억원이다.
시멘트는 특히 생산 공정에서 탄소 배출이 심한 편이다. 클링커(시멘트 원료가 되는 탁구공 크기의 덩어리)를 만들 때 이산화탄소가 가장 많이 나온다. 이 때문에 삼표시멘트는 시멘트 생산에서 클링커 함량을 줄이고 혼합제 대체율을 높이는 데 연구개발(R&D) 역량을 쏟고 있다. 시멘트의 주원료인 석회석을 플라이애시, 슬래그 등으로 대체한 혼합시멘트를 확대하고, 콘크리트 배합 구조의 최적화를 찾아 저온에서도 소성이 가능하도록 효율성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 또, 시멘트 공정에서 뗄감으로 쓰이는 유연탄의 약 34%를 폐합성수지, 폐타이어 등 순환자원으로 대체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하기 노력하고 있다.
디지털전환(DX)도 눈에 띈다. 삼표시멘트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인공지능(AI)자율제조 선도 프로젝트 공모에 선정됐다. AI를 기반으로 공정에 로봇을 투입해 단순 공정 자동화를 넘어 DX로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삼표시멘트 측은 “기존 시멘트 공정을 수동에서 AI 자율제조 방식으로 전환하면 공정 자동화율 및 자율제어 예측정확도가 약 95%까지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삼표시멘트는 지난해 8월부터 건식 석탄재를 시멘트 원료로 사용할 있는 기술을 개발해 생산 공정에 적용하고 있다. 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을 연소하고 남은 석탄재를 건식 상태로 시멘트 공장으로 이송한 뒤 시멘트 부원료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석탄재를 부원료로 사용하면 탄소 배출이 많은 클링커 생산을 낮추고, 국내 연안에 매립해야 하는 석탄재 물량을 연간 20만t까지 줄여 해양환경 오염도 방지해 일석이조 효과를 낸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