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美세액공제 수혜 확대…소재·핵심광물까지 포함

입력 2024-10-25 18:11
수정 2024-10-25 19:42
미국 정부가 올 연말부터 시행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분야별 세부 내용을 모두 확정했다. 혼선이 발생한 배터리 세액공제 대상은 완성차 업체가 아니라 배터리 업체로 확정됐다. 배터리를 제조하는 직·간접 재료비와 광물 추출 비용 등이 세액공제 범위에 포함되면서 LG화학과 포스코퓨처엠 등 배터리 소재 업체들도 혜택을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24일(현지시간) IRA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의 세부 지침 최종안을 발표했다. 지난 12월 잠정안을 발표한 이후 10개월 만이다.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는 첨단제조 기술을 활용한 제품을 미국에서 생산·판매하면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제도다. 2022년 12월 31일 이후 생산·판매한 배터리 부품, 태양광·풍력 발전 부품, 핵심 광물 등에 2023~2032년 혜택을 적용한다.

최종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배터리의 세액공제 혜택을 완성차 업체가 아니라 배터리 회사에 준다는 점을 명확히 한 조항이다. 2022년 미국 정부는 배터리 셀과 모듈을 미국에서 생산하면 각각 ㎾h당 35달러와 10달러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작년 말 발표한 세부 지침 잠정안에 ‘배터리 팩은 인센티브 지급 대상으로 허용하고, 모듈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어 혜택을 받는 주체가 완성차 업체인지, 배터리 업체인지를 놓고 혼란이 일었다.

배터리는 ‘셀→모듈→팩’ 순서로 조립돼 전기차에 장착된다. 일반적으로 배터리 셀과 모듈을 배터리 기업이 생산해 납품하면 완성차 업체가 완제품 형태인 배터리 팩으로 조립한다.

최종안은 ‘배터리 모듈이 인센티브 지급 대상’이라고 명시해 모듈을 주로 만드는 배터리 업체가 세액공제 혜택을 받게 됐다. 이에 따라 현지에서 대규모 공장을 운영 중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총 1000억원 안팎의 세제 혜택을 받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현지에서 양극재 등을 생산하는 배터리 소재 업체의 혜택도 늘어날 전망이다. 잠정안에서는 소재를 포함한 핵심 광물을 미국에서 생산하면 인건비와 저장비용 등 제조 비용의 10%를 세액공제해주기로 했다. 최종안에서는 직·간접 재료비와 광물 추출 비용 등도 제조비에 포함됐다. LG화학,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등 배터리 소재 업체들이 혜택을 누릴 전망이다.

첨단제조생산 분야의 세부 지침이 최종 확정됨에 따라 오는 12월 27일 시행되는 IRA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모두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국 기업이 혜택을 볼 수 있는 세부 지침은 모두 발표됐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2022년 12월 말 한국산 전기차가 리스나 렌터카 등 상용차 형태로 판매될 때 대당 7500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한 친환경차 세액공제 세부 지침을 확정했다. 당초 한국산 전기차는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한국 정부와 현대자동차그룹, 유럽연합(EU)의 끈질긴 요청에 따라 상업용 전기차를 지원 대상에 포함했다.

지난 5월에는 중국산 흑연 음극재를 사용한 전기차도 당분간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한 외국우려단체(FEOC) 세부 지침 최종안을 발표했다.

성상훈/정영효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