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병력이 러시아 남서부 접경지역인 쿠르스크주에 배치돼 이달 말 전투에 투입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쿠르스크는 지난 8월 초부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향해 역침공하고 있는 지역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러시아가 북한군을 이용해 본토 탈환에 나서려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군이 이달 27~28일 전투지역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25일 밝혔다. 그는 이날 텔레그램에서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에게 북한군 파병과 관련한 보고를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명백한 확전’인 만큼 서방을 향해 러시아와 북한에 ‘실질적 압박’을 가해달라고도 요구했다.
같은날 우크라인스카프라우다 등 우크라이나 매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정보총국은 “우크라이나군이 작전 중인 쿠르스크에서 23일 북한군이 목격됐다”며 “러시아에서 훈련받은 북한군 첫 번째 병력이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를 비롯한 전장에 배치됐다”고 전했다. 우수리스크 등 다섯 개 지역에 분산 배치된 북한군에 대한 러시아의 보급 현황도 설명했다.
정보총국은 “장성 3명과 장교 500명을 포함해 약 1만2000명의 북한군 파병 병력에 탄약, 침구, 겨울용 의류 및 신발, 위생용품이 공급되고 있다”며 “러시아는 정해진 규범에 따라 북한군 한 명당 매달 50m의 화장지와 300g의 비누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교도통신도 24일 우크라이나군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군 병사 약 2000명이 러시아 동부에서 훈련을 마친 뒤 기차를 타고 우크라이나 국경과 가까운 러시아 서부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교도통신은 “북한군 장교들이 이달 초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주에 선발대로 파견돼 후속 부대를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가 영토를 되찾기 위해 쿠르스크에서 북한군 병력을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잭 와틀링 영국 왕립합동연구소 지상전 선임연구원은 “북한군의 응집력이 상당히 좋고 합리적인 사기를 갖췄을 수 있어 러시아가 달성하기 어려운 규모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내다봤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