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첫 산문집 발표한 '문학상 공장장'…최진영 작가 "편지처럼 읽어주길"

입력 2024-10-25 18:39
수정 2024-10-26 01:05
최진영 작가(43·사진)는 화려한 이력을 가진 작가다. 2014년 소설집 <팽이>로 신동엽문학상을, 2019년 장편소설 <이제야 언니에게>로 만해문학상을 받았다. 지난해엔 단편소설 <홈 스위트 홈>으로 이상문학상을 받았다. 2006년 등단한 그가 최근 첫 산문집을 냈다.

최 작가는 지난 22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어떤 비밀>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허구의 이야기인 소설 쓸 때와 달리 내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소설과는 다른 방식으로 삶을 돌아보게 하는 글쓰기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산문집 구성은 경칩부터 우수까지 24절기를 따른다. 그가 남편과 함께 제주에서 운영 중인 카페를 찾는 이들에게 절기마다 쓴 편지에 산문을 더해 한 권의 책으로 완성했다. 최 작가는 “과거 <이제야 언니에게>란 작품에서 모든 계절이 저마다의 이유로 좋다는 내용의 문장을 쓴 적이 있다”며 “계절을 감각하기 어려운 요즘 시대에 매일 다른 날씨와 풍경, 바람, 온도의 감각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책은 편지 읽듯 천천히 읽었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소중하게 글을 쓰고 밀봉하는 편지는 문자메시지나 메일에 비해 좀 더 나의 마음을 온전하게 보내는 형식”이라며 “독서란 행위도 결국 작가와 독자가 편지를 주고받는 행위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산문집은 한 번에 끝까지 읽기보단 협탁 위나 침대 옆에 두고 천천히, 두고두고 읽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구의 증명>의 인기 이유에 대해선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는 “작가로서 이유를 모르는 게 나을 것 같다”며 “이유를 알면 나도 사람인지라 ‘비슷하게 또 쓰고 싶지 않을까’란 걱정이 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독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결국 사람들은 여전히 사랑을 원하고, 사랑을 하고 싶은 마음으로 사랑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찾는 게 아닌가 한다”고 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