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인간은 운동을 싫어하도록 진화했다

입력 2024-10-25 18:38
수정 2024-10-26 01:02
‘운동하기’. 수많은 사람이 새해 목표로 세우지만, 성공하는 이는 거의 없다. 왜 이렇게 하기 싫은 걸까. 미국 하버드대 인간진화생물학과 교수인 대니얼 리버먼은 이렇게 답한다. “우리가 운동을 싫어하고 게으른 건 그렇게 진화했기 때문이다.”

그가 쓴 <운동하는 사피엔스>는 운동과 관련한 ‘12가지 미신’을 조목조목 반박한다. 그 미신이란 인간이 운동하도록 진화했다, 매일 밤 8시간은 자야 한다, 달리기는 무릎에 나쁘다 등이다.

저자에 따르면 인류학과 진화생물학의 많은 증거는 인간이 최대한 가만히 있는 것을 선호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운동하는 것이 정상이라는 생각이 만연한 현대사회는 운동하지 않는 사람을 다그치게 하고, 더욱 운동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

그렇다고 운동하지 않는 사람에게 정당성을 부여하지는 않는다. 저자는 움직이기 싫어하도록 진화한 몸을 어떻게 운동하게 할 것인지에 초점을 둔다. 운동하다가 자꾸 몸이 아프고 지치는 이유는 진화적 본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막무가내로 운동을 강요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책은 인간이 운동을 회피하도록 진화했지만 운동의 효과는 분명하다고 강조한다. 운동하면서 몸은 손상을 입지만 이후 모든 손상을 보수할뿐더러 과거에 운동하지 않았을 때 생긴 일부 손상도 고친다고 설명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운동이 요구하는 신체 수준에 자신의 몸을 맞추는 것이다.

이금아 기자 shinebij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