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누워있던 남성 숨지게 한 음주 운전자…항소심도 '무죄'

입력 2024-10-25 17:37
수정 2024-10-25 17:38

술을 마신 채 운전하다 도로 위에 누워 있던 남성을 차로 밟고 지나가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가 항소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25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항소5-3부(부장판사 이효선)는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에게 1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9월 10일 오전 3시 30분께 충남 보령시의 한 도로에서 승용차를 운전하던 중 전방 주시를 소홀히 한 과실로 도로에 누워 있던 B(55)씨를 차로 밟고 지나가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당시 도로는 편도 1차로였으며 우측에는 차량들이 주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18%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1심 재판부는 "야간 시간대에 사람이 도로에 누워 있다는 점은 통상적으로 예견하기 쉽지 않은 사정이다. 피고인이 통상적으로 요구되는 업무상 주의 의무를 다했더라면 사고를 회피할 수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는 사정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교통사고분석서에 따르면 피고인이 어느 시점에서 피해자를 인지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객관적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교통사고 감정서에는 운전자 시각에서 누워있는 피해자를 발견할 수 없는 것으로 나왔다. 피고인뿐 아니라 일반인 기준에서 보더라도 피해자를 발견해 차량을 멈춰 사고를 방지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검찰은 항소를 제기했다.

이 부장판사는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해 조사한 증거들에 의해 인정한 사정을 근거와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전방 주시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 이럴 경우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어 검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