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없이 끝난 尹·韓 80분 회동 [중림동사진관]

입력 2024-10-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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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韓, 80분 '빈손 회동'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한 대표의 독대 요청 한 달만에 용산 대통령실에서 마주 앉았지만 '빈손 회동'으로 끝났다. 한 대표는 이 자리에서 대통령실 인적 쇄신, 김건희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 각종 의혹 해소 노력, 특별감찰관 임명 등의 필요성을 건의했다.



윤 대통령은 이미 김 여사가 대외활동을 사실상 중단한 게 아니냐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적쇄신 요구에도 "의혹만 나왔을뿐 구체적으로 확인된게 없지 않냐"며 수용불가 입장을 내놨다.

韓, 김여사 대외활동 중단·인적쇄신 요구···尹은 즉답 안해

이날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회동은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약 80분간 이어졌다. 두 사람은 파인그라스 주변을 10여 분간 산책한 뒤 차담을 시작했다. 이 자리에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기대를 모은 회동이 성과없이 끝나면서 윤·한 갈등이 더욱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박정하 국민의힘 당 대표 비서실장은 면담 이후 브리핑에서 "한 대표는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악화하고 있는 민심과 여론 상황, 이에 따른 과감한 변화와 쇄신의 필요성 등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여사 이슈 해소와 관련해 앞서 밝힌 세 가지 방안(대통령실 인적 쇄신, 대외활동 중단, 의혹 해소)과 특별감찰관 진행 필요성을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반응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당초 회동 결과를 브리핑할 계획이었던 한 대표는 회동 직후 귀가했고 박 실장이 대신 브리핑했다. 국민의힘에서는 한 대표가 회동 결과에 불쾌감을 표현하기 위해 브리핑을 취소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동훈, 배석자 정진석과 나란히 앉혀

친한(친한동훈)계는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당초 한 대표는 독대를 원했는데 비서실장이 배석했고, 만남도 80여 분에 그쳐 형식부터 실망스러웠다"며 "정부에 쇄신 의지가 있었는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또한 윤 대통령 맞은편에 한 대표와 정 실장이 나란히 앉은 구도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한 대표를 '카운터파트'로 인정하지 않는 윤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반면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은 "만남 자체가 신뢰 회복을 위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추경호, 尹·韓 면담 직후 대통령과 만찬···"통상 있는 일"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한 직후 추경호 원내대표 등과 회동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차담 이후 별도의 브리핑 없이 곧장 귀가한 상황에서다.



추 원내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어제 한 대표 면담 직후 윤 대통령과 따로 만났느냐'는 질문에 "연락이 있어서 잠시 들렀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저뿐만이 아니고 대통령이 필요할 때 우리 의원들에게 가끔 불시에 연락하면서 간혹 가벼운 자리를 갖는 걸로 안다"며 "저를 위해 특별히 있었던 자리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