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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반 베팅 사이트 폴리마켓에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에 거액을 베팅한 상위 4개 계정을 동일인 소유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폴리마켓은 자체 조사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에 베팅한 상위 5개 계정 중 4개가 한 사람이 소유한 계정임을 확인했다. 이 계정들은 각각 '프레디9999'(1위), '테오4'(2위), '프린세스카로'(4위), '미치'(5위)로, 총 2860만달러(약 390억원)를 트럼프 승리에 베팅했다. 일부 계정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중 투표에서도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이길 것이라는 데 약 700만달러(약 97억원)를 추가로 걸었다.
폴리마켓은 해당 계정들의 주인이 “광범위한 거래 경험과 금융 서비스 배경을 가진 프랑스 국적자”라며 “잘 알려진 암호화폐거래소에서 자금을 조달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이는 미국 암호화폐거래소 크라켄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폴리마켓은 시세 조작에 대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폴리마켓은 "현재까지 이 사용자가 시장을 조작했거나 시도했음을 시사하는 정보는 없다"며 "선거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에 따라 포지션을 취한 결과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NYT 역시 이 트레이더가 여러 계정으로 분산 투자를 계획했을 뿐 의도적으로 가격을 조작하려는 시도는 아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폴리마켓은 해당 트레이더가 추가 계정을 개설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려는 조작 시도가 있단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베팅 사이트에서 나타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대부분의 전국 여론조사 결과와는 상반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폴리마켓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에 대한 베팅은 63.9%로 해리스 부통령(36.1%)을 28%포인트 가까이 앞서고 있다. 이달 초(1일)까지만 해도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 확률(50.2%)이 트럼프 전 대통령(48.9%)보다 높았다. 같은 날 미국 금융 스타트업 칼시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이 61%로, 역시 해리스 부통령(39%)을 22%가량 앞질렀다. 공화당 지지자들은 베팅 시장이 여론조사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폴리마켓은 "예측 시장은 여론조사와 다르다"며 "투표할 의사를 가진 사람들의 비율보다는 사건 발생 가능성을 측정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