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두 번째로 국회에 선 정몽규 회장이 협회와 HDC현대산업개발 사이 '유착' 의혹에 사익을 챙긴 적이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정 회장은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제기한 '대한축구협회 사유화' 의혹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딱 잘라 말했다. 배 의원은 HDC현대산업개발 소속 직원이 축구협회의 핵심 사업인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설 과정을 주도한다고 지적하며 정 회장이 협회를 통해 사익을 취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강하게 추궁했다.
이에 정 회장은 건축주인 축구협회에는 건설업에 정통한 인력이 없는 만큼 시공사인 동부건설을 잘 관리하는 '노하우'를 전달하려 인력을 파견한 것이라 해명했다. 정 회장은 "우리 현산(HDC현대산업개발) 직원 한 사람이 노하우를 많이 전달해 동부건설이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했던 것"이라며 "내 입장에서는 1250억원이 들어가는 사업이라 최대한 잘 도와주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오히려 문제가 된 HDC현대산업개발 소속의 '현장소장' 파견 계약을 통해 협회의 지출을 아끼려 했다는 취지의 답변도 내놨다. 정 회장은 "건설업계에서는 시행계약이라고 하는데, 이걸 축구협회 외부에 용역을 맡기면 건설비의 3, 4%를 줘야 한다"며 "그러면 30억∼40억원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문제의 직원이 설계·공정, 예산 관리, 인허가, 서류·기재자 검토 등 사업 전반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유·무형의 이익을 취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했으나 정 회장은 "(기존 입장을) 정정할 게 없다"고 답했다. 정 회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문체위 현안 질의 당시에도 자신이 경영하는 HDC현대산업개발이 대한축구협회와 관계를 통해 별도 이익을 본 일이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앞서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의 공정성 논란에 대한 질의도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홍명보 감독 선임 절차가 주먹구구식이었다"며 정 회장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사퇴나 4선 연임 도전 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면서 "완벽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그러면서 "전강위에서 후보를 정할 때 후보가 언론에 유출된 게 어려움이 생긴 이유 중 하나라 생각한다"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