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회가 박장범(54·사진) 현 '뉴스9' 앵커를 제27대 사장으로 임명 제청했다.
KBS 이사회는 23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박 앵커와 박민 현 사장, 김성진 방송뉴스주간 등 지원자 세 명에 대한 면접 끝에 박 앵커를 최종 후보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사회가 사장 임명을 제청하는 공문을 인사혁신처로 보내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새로 선임될 사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10일부터 2027년 12월 9일까지다.
대전 대성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박 후보자는 1994년 KBS 공채 20기 기자로 입사해 런던 특파원과 사회2부장, 비서실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11월부터 KBS 1TV '뉴스9' 앵커를 맡고 있다.
박 후보자는 이사회의 발표 직후 "공영방송 KBS의 최고경영자는 시청자인 국민"이라며 "시청자가 원하는 공영방송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사내 통합을 통해 KBS 내부 갈등이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자는 올해 2월 7일 KBS 1TV에서 방영된 윤석열 대통령과의 단독 대담 방송 '특별 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진행을 맡았다.
당시 방송에서 박 후보자는 윤 대통령을 인터뷰하면서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언급하며 "이른바 파우치, 외국 회사 조그마한 백"이라고 말해 사안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려 했다는 야당의 비판을 받았다.
KBS 이사회 관계자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이날 면접에서 방송 당시 '명품'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은 이유에 대해 "수입산 사치품을 명품이라고 부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가방을 '파우치', '조그마한 가방'이라고 부른 데 대해선 "제조사에서 붙인 이름을 쓰는 것이 원칙인데, 문제가 된 상품은 (명칭이) '디올 파우치'"라며 "다만 파우치는 '백'에 비해 덜 사용하는 용어이기 때문에 한국말로 '작은 가방'이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박 후보자 임명 제청을 두고 KBS 안팎에선 이사회의 절차적인 하자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야권 성향으로 분류되는 KBS 이사회 김찬태·류일형·이상요·정재권 이사는 사장 선임 절차 자체가 위법이라며 표결을 거부했고, 조만간 이번 임명 제청에 대한 효력정지를 법원에 신청하기로 했다.
야권 성향 이사들은 여권 추천 이사 7명이 올해 7월 방송통신위원회의 추천으로 임명된 점이 무효라고 주장한다.
당시 방통위가 이진숙 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 '2인 체제'로 5인 합의제 기구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KBS에서 가장 규모가 큰 노동조합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도 사장 선임 절차에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주장하며 이날 하루 동안 파업에 돌입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