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반포·잠원동 일대 ‘한강변’ 단지인 신반포2차(조감도)에 건축계 노벨상인 프리츠커상 수상자 크리스티앙 드 포잠박의 설계가 적용된다. 시공사로 단독 입찰한 현대건설은 세라믹 타일 외관과 가구당 층고 2.8m, 대규모 사우나, 금고실, 와인저장 창고, 수중 헬스시설 등을 담은 초호화 설계를 내세웠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신반포2차 재건축 조합에 ‘디에이치 르 블랑’이란 단지명으로 제시한 입찰제안서가 공개됐다. 조합은 이달 초 수의계약을 통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건설을 선정했다. 예정 공사비가 1조2831억원에 달한다. 두 차례 진행된 입찰은 현대건설 단독 참여로 유찰됐다. 조합은 연내 조합 총회를 열어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할 계획이다. 1978년 지어진 이 단지는 12층 높이에 13개 동, 1572가구 규모다. 최고 49층, 14개 동, 2057가구로 재건축이 예정돼 있다.
제안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포잠박의 설계안을 제시했다. 고가 오피스 빌딩에 쓰이는 커튼월룩(통유리벽 마감)보다 30% 비싼 이탈리아 화이트 세라믹 타일 외관을 적용할 계획이다. 외벽에는 상징주의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파사드 패턴을 활용해 차별화된 외관을 선보일 계획이다.
필로티는 6m로 세워 기존 4층 높이에 1층을 짓기로 했다. 가구당 층고는 2.8m로 기존보다 50㎝ 높다. 대신 49층 계획을 48층으로 낮추겠다고 제안했다. 공급면적 89.1㎡ 이상 모든 조합원 가구(1595가구)에 외부 테라스를 설치하기로 했다.
커뮤니티도 현대건설이 처음 제안하는 시설이 대거 반영됐다. 래미안 원베일리(1914㎡)보다 넓은 사우나(1947㎡)를 설치할 방침이다. 5레인 수영장에 수중 헬스가 가능한 서브풀도 만든다. 은행 대여금고 형식의 금고실을 두기로 했다. 와인바와 와인저장 케이브도 설치할 예정이다. 스카이브리지엔 관광지 풀빌라에서 이용할 수 있는 카바나 풀을 배치할 계획이다. 스카이게스트룸도 조성해 한강뷰를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3.3㎡당 공사비는 949만원을 제시했다. 상가를 확대해 상가 조합원에게 주고 남는 면적(약 3300㎡)은 일반에 분양한다. 아파트 조합원 1가구당 5000만원의 수익이 예상된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