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정밀 주가 급락에...최윤범 회장 마진콜 위기

입력 2024-10-23 14:53
수정 2024-10-23 15:44
이 기사는 10월 23일 14:5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영풍정밀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공개매수를 끝내자마자 마진콜 위기에 직면했다. 업계에선 최 씨일가 측이 추가 담보를 내놓지 못한다면 대출 기관인 하나증권이 조기상환에 나서거나 반대매매에 돌입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23일 영풍정밀의 주가는 2만원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최 회장 측의 공개매수가 주당 3만5000원에 비해 42% 하락했다. 장중엔 주당 1만9650원까지 하락하며 2만원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주가 하락으로 이 영풍정밀 공개매수를 위해 설립한 제리코파트너스의 제리코파트너스는 마진콜 구간에 직면하게 됐다. 최 회장과 하나증권간 세부계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일반적인 주식담보대출의 담보가치 인정 비율(LTV)이 40~60%인 점을 고려하면, 영풍정밀의 주가가 주당 1만9000원 밑으로 떨어지면 최씨 측은 추가 담보를 제공해야한다. 영풍정밀 공개매수 이전 3개월 거래량평균가중가격 수준인 주당 1만원으로 주가가 되돌아가면 담보물의 총 가치는 1099억원으로 LTV 비율이 115%를 넘어서는 경우까지 발생하게 된다.

제리코파트너스는 지난 21일 최대 매수 목표로 정한 551만2천500주의 99.6%에 해당하는 549만2083주가 청약되면서 이날 1922억원을 결제할 예정이다. 최 회장 측은 자금 마련을 위해 하나증권으로부터 브릿지론 1300억원(연 이자 5.7%)을 대출해 자금을 확보했다. 하나증권은 유중근 및 특수관계인 14인이 보유한 주식 550만주를 담보로 설정하고, 선순위 지위를 확보했다.

제리코파트너스에 대출을 제공한 TKG태광은 별다른 담보 설정 없이 후순위로 200억원(연 이자 5.7%)을 대출했다. 여기에 최윤범 회장과 최창영, 최창규, 최창근, 최민석씨가 출자한 제리코파트너스의 자본금 460억원이 투입됐다.

문제는 기존에 하나증권의 담보로 설정된 유중근 및 특수관계인 14인이 보유한 주식 550만주와 제리코파트너스가 공개매수로 확보한 549만주를 합친 담보물 가치가 주가 하락으로 급락한 점이다.

공개매수 결제에 사용되지 않은 원리금 약 35억원을 제리코파트너스가 하나증권에 조기 상환하면 22일 종가인 2만500원 기준 하나증권 잔여 대출금(1265억원)은 담보물 가치(2253억원)의 56%에 해당된다. 주당 1만9182원이 LTV 60% 상한선이다. 영풍정밀 주가가 1만2000원 수준까지 떨어지면 LTV비율이 100% 수준으로 하나증권 잔여 대출금과 담보물의 가치가 같아져 최 회장 측 담보가치는 '0'이 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TKG태광은 청약 주식에 대한 후순위만 취득했으므로 현재 주가로서 이미 손실구간”이라며 “하나증권과 제리코파트너스 간 담보대출 계약 조건을 상세히 살펴봐야 하지만, 하나증권 역시 제리코파트너스에 추가 담보 설정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고려아연 측은 "하나증권과 제리코파트너스간 영풍정밀 주식담보대출 계약에는 마진콜 등과 관련한 조항이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