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싹쓸이' 50~60대 많이 보이더니…이유 있었다

입력 2024-10-23 11:28
수정 2024-10-23 13:41

고물가 현상이 이어진 최근 2년간 50∼60대 소비자의 편의점 매출이 크게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3일 대한상공회의소 상품 데이터 분석기관 마켓링크의 편의점 4사 전국 1500개 점포 대상 ‘2024 상반기 편의점 매출 동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밝혀졌다.

편의점 이용자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매출은 50대와 60대에서 각각 2022년 상반기보다 18.3%, 21.4%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30대와 40대 매출은 각각 4.9%, 4.8%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대 매출은 11.5% 줄어 50∼60대의 매출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옥경영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50∼60대 1~2인 가구가 점차 증가함에 따라 편의점에서 필요한 만큼만 소량 구매하는 패턴이 확산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최근 편의점 업체들이 과일, 채소, 정육 등 신선식품 구색을 강화한 특화 매장들을 선보이며 편의성과 접근성을 중시하는 50∼60대 1∼2인 가구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저렴한 비용으로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편의점이 외식 수요를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물가로 외식비 부담이 커지면서다. 간편식을 비롯해 편의점에서의 1000원~5000원대 이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신선식품 수요가 덩달아 늘었다는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 편의점의 식사 대용식 매출은 2년 전보다 17.6% 늘어 전체 편의점 매출 증가율 3.6%를 큰 폭으로 앞질렀다. 대용식 종류별로는 라면(24.7%), 국·탕·찌개류(23.4%), 도시락·즉석밥류(21.6%) 등의 매출 증가율이 높았다.

이에 따라 편의점 업체들은 점보 도시락, 대용량 컵라면 등을 저렴한 가격에 출시하며 가격에 민감한 외식 수요층을 공략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편의점 전체 매출(담배 제외)에서 19.3%를 차지한 주류의 경우 위스키를 포함한 양주와 전통주 매출이 각각 2년 전보다 18.4%, 13.6%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맥주와 소주 매출은 각각 3.9%, 1.8% 증가하는 데 그쳤고 와인 매출은 33.0% 줄어드는 등 주류 트렌드에 변화가 나타났다.

한편 대한상의는 국내 편의점 시장이 포화에 이른 만큼 해외 진출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은철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 팀장은 “국내 편의점 업체들이 해외 점포망 확대를 통해 K푸드뿐 아니라 K컬처, K리테일을 해외 시장에 알리는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며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한 편의점 업체들이 해외시장에서 기회를 찾는 만큼 이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