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받는 LS증권 임원, 청담동 100억짜리 아파트 샀다

입력 2024-10-23 08:15
수정 2024-10-23 08:16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보 사적유용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LS증권(옛 이베스트투자증권) 전 부동산 부문 임원 A씨가 지난 3월 100억원 규모 고급 주택을 매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 3월 서울 청담동 소재 '더 펜트하우스 청담PH129' 전용면적 273.96㎡(6층)'은 103억원에 매매됐다. 매수자는 A씨를 포함해 총 2명으로 절반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채권최고액 11억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다. 통상 채권최고액이 대출금의 110~120% 수준으로 책정되는 만큼 9억~10억원가량을 은행에서 빌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2년 만에 직전 거래 대비 42억원 싸게 사들였다. 앞서 2022년 4월 전용면적 273.96㎡(16층)가 145억원(16층)에 직거래됐다.

2020년 준공한 PH129는 청담동 엘루이 호텔 부지에 현대건설이 지은 고급 아파트다. 당초 더 펜트하우스 청담이었지만 청담동 129번지에 지어진 펜트하우스(PH)라는 의미를 담아 PH129로 이름을 바꿨다. 최고층 펜트하우스 분양가가 200억원에 달했고 다른 층들도 80억~120억원에 분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주택에는 연예인 장동건·고소영 부부와 골프선수 박인비, 입시 강사 현우진 등 유명인들이 사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매수자 A씨는 현재 업무상 취득한 부동산 PF 관련 정보를 유용해 거액을 챙긴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토지계약금 대출 취급과 브리지론·본 PF 주선 등을 수행하면서 사업장 개발 진행 정보 등을 취득했다. 이를 이용해 본인이 사실상 지배하는 법인을 통해 시행사 최대주주가 발행한 전환사채를 수천만원에 취득한 뒤 되팔아 500억원 규모 이득을 부당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또 자금 회수 가능성이 큰 PF 사업장 4곳과 관련한 직무상 정보를 얻어 본인 법인과 관련된 시행사들에 700억원을 사적으로 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수료나 이자 명목으로 챙긴 40억원 상당, 600억원 규모의 사적 대여 3건에 대해서는 이자제한법상 최고 금리 한도(당시 연 20%)를 넘긴 고리 이자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관련해 금융감독당국 조사를 받기 시작한 지난해 말부터 부동산 분야 업무에서 배제됐다. LS증권 관계자는 "A씨는 검찰로 이첩되기 전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을 때부터 휴직 처리됐다"며 "검찰 수사 결과 이후 A씨에 대한 조처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