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모델 성착취' 아베크롬비 전 대표 체포…138억 내고 석방

입력 2024-10-23 07:02
수정 2024-10-23 07:17

미국의 유명 의류업체 아베크롬비 앤드 피치(이하 아베크롬비)의 전 최고경영자(CEO) 마이크 제프리스(80)가 모델 데뷔를 희망하는 젊은 남성들을 상대로 수년간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됐다.

22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현지 보도에 따르면 제프리스 전 CEO는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및 성매매 등 16개 혐의로 체포됐으나 1000만 달러(138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제프리스의 파트너인 매슈 스미스(61)와 남성들을 모집한 제임스 제이컵슨(71)도 이날 함께 체포됐다.

제프리스는 1992년부터 2014년까지 아베크롬비를 이끌며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워냈다. 하지만 젊은 백인 남성들의 성적 매력을 강조한 광고를 제작해 뭇매를 맞은 바 있다.

검찰은 제프리스와 그의 파트너인 매슈 스미스(61)가 2008년부터 2015년까지 15명의 남성을 상대로 미국 뉴욕과 롱아일랜드의 자택, 유럽 각지의 호텔에서 돈을 지불하고 성관계를 맺은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제이컵슨은 19세에 불과한 남성 모델들을 모집해 선발 시험을 명목으로 성관계를 가진 뒤 제프리스와 스미스 커플에게 추천했다.

이들은 자신의 성적 만족을 위해 돈과 권력을 이용해 남성들을 착취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앞서 영국 BBC는 지난해 보도를 통해 제프리스에게 성적으로 착취당했다고 호소하는 피해자들의 증언을 소개했다.

한 남성 모델은 제프리스가 모델 일을 미끼로 수십명에서 수백명의 모델들에게 성행위를 강요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소 15년형 이상의 종신형에 처할 수 있다.

한편 이날 체포 소식 후 애버크롬비 측은 전직 CEO인 제프리스와 관련한 혐의가 '충격적'이라면서도 회사는 제프리스가 받는 혐의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