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니테크는 수산양식용 모니터링 시스템을 공급하고, 김 종자 양식용 친환경 배양 필름을 연구·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정승호 대표(46)가 2023년 1월에 설립했다.
정 대표는 “슈니라는 이름은 제 이름 약자인 ‘SH’와 슈니테크 소장 이름인 ‘훈이’가 합쳐져서 만들어졌다”며 “각자 가진 역량으로 뒤에서 밀고 앞에서 끌고 회사를 운영해 간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슈니테크는 수산양식 분야에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광센서 분야에서 수십 년 경력이 있는 김훈 소장과 LG전자 VS사업부에서 SW개발을 했던 정 대표가 각자의 경험을 살려 수산양식 분야에 첨단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정 대표는 “올해는 김 종자 산업에서 사용되는 굴 껍데기를 대체하는 친환경 필름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종자는 굴 껍데기에서 자랍니다. 흔히 김 종자를 양식한다는 사실을 잘 모르지만 굴 껍데기 안에서 종자가 자라는데 그것을 패각 사상체라고 부릅니다. 6개월 정도 굴 껍데기 안에서 자란 포자가 9월~10월이 되면 차가운 수온 탓에 껍데기 밖으로 튀어나오게 되고 이 포자가 김 그물에 붙어 비로소 우리가 먹는 김이 됩니다. 그런데 이 굴 껍데기가 사실 큰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전량 수입을 해서 수급이 불안정하고 모양이나 크기가 불균일하고 무게가 무거워 사용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반면 운송비와 인건비 비용은 매우 높습니다. 김 그물에 종자를 붙이는 과정을 채묘라고 하는데 단, 3일의 채묘 과정 후에는 그대로 해양 쓰레기가 됩니다. 해마다 5천톤의 해양쓰레기를 중국에서 큰돈을 들여 수입하는 꼴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저희는 이러한 굴패각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합니다.”
정 대표는 “굴패각 대체용 김 종자용 친환경 배양 필름이 바로 그것”이라며 “이 제품을 사용하게 되면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이고 수급조절이 용이하다”고 말했다.
“편평한 모양이 유지되고 크기가 일정해서 무게가 아닌 면적으로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합리적입니다. 일단 무게가 기존의 2% 수준이라 운송비, 인건비 문제도 한 번에 해결됩니다. 다 쓰고 나면 쓰레기봉투에 넣어서 버릴 수 있을 만큼 사용성이 좋아 해양쓰레기 ‘제로’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땅에 묻으면 그대로 생분해되는 소재라 환경문제도 해결됩니다.”
슈니테크의 가장 큰 경쟁력은 기존에는 생분해성 배양 필름을 만드는 업체가 전무해 경쟁사가 없다는 것에 있다. “물론 후발업체가 뛰어들 수도 있지만 그에 대비하여 국내만 아니라 해외에도 특허출원을 촘촘히 하고 있고 기술격차를 벌리기 위해 후속 제품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단순히 필름을 만드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김 종자를 배양하는 기술 역시 필요하기 때문에 모든 역량을 갖춘 업체는 슈니테크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 대표는 “슈니테크가 굴패각을 필름으로 완전 대체하게 되면 기존에 굴패각을 납품하는 업체와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그들과 상생하는 차원에서 기존 굴패각 공급 업체와 국내 총판 계약을 맺고자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실제로 국내 최대 굴패각 공급업체와 MOU를 맺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통해 슈니테크가 개발한 배양 필름을 꾸준히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슈니테크는 올해 상반기에 아이템에 깊은 관심을 가져 준 3곳의 AC 및 VC로부터 총 3억5000만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후속 투자 유치를 계획 중이다.
“상당 부분은 이미 유치가 확정돼 검토 단계에 있습니다. 내년 중에 PoC를 완료하게 되면 양산체계를 갖추기 위해 해외 투자유치도 병행할 예정입니다.”
정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아버지께서 지난 45년간 김 종자 양식장을 운영해 오셨습니다. LG전자를 박차고 나와 창업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는데 아버지가 가업을 물려받는 것을 제안하셨고 오랜 기간 아내를 설득하여 목포에 정착하게 됐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김 종자 양식을 하다 보니 심각한 문제들을 직접 겪고 느끼게 되었고 이를 해결하는 아이템을 구상하다가 결국 회사까지 차리게 됐습니다. 아무래도 갑작스레 창업하다 보니 자본금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법이라 가까운 주변 사람들의 여러 도움으로 창업하게 됐습니다.”
창업 후 정 대표는 “결과물이 없이는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라는 생각에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해 밤낮으로 고민하고 연구했다”며 “업계 관계자들이 격려해 줄 때마다 가는 길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가지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슈니테크는 정 대표와 김훈 소장, 그리고 서연수 팀장이 창립 멤버로 작년 한 해 동안 일당백의 성과를 올렸다.
“특히 김훈 소장의 경우 광센서 분야에서 연구소장직을 20여년간 해온 베테랑이며 사업 흐름을 꿰뚫는 인사이트가 있는 전문가입니다. 서 팀장은 다년간 연구개발을 해오면서 영업 및 업무지원을 도맡아 해왔습니다. 올해는 투자 유치 이후 필름 개발에 집중할 직원들을 다수 채용하고 시료 제작을 맡아 해오던 공주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교수를 직접 고용하는 등 총 8명의 고용인원을 유지 중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정 대표는 “슈니테크는 수산양식 기술 전문기업을 지향하고 있다”며 “수산양식 분야에 신기술을 접목하고 기자재를 새롭게 해석하여 양식 분야에 혁신을 가져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특히 김 산업은 농수축산물 중에 가장 뜨겁고 발전 가능성이 높은 산업 분야입니다. 슈니테크가 만든 친환경 배양 필름을 바탕으로 김 양식 산업 전반에 걸쳐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하여 기후 변화와 외부 위협에도 끄떡없는 새롭고 탄탄한 산업으로 변모시키고자 합니다. 김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슈니테크는 올해 순천대학교 초기창업패키지 사업에 뽑혔다. 초기창업패키지는 공고기준 당시 3년 미만의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창업지원 사업으로 최대 1억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한다. 주관기관으로부터 창업 공간, 창업기업 성장에 필요한 교육, 멘토링 등의 지원도 받는다.
설립일 : 2023년 1월
주요사업 : 수산양식용 모니터링 시스템 공급, 김 종자 양식용 친환경 배양 필름 연구개발
성과 : 투자유치 3.5억원(킹슬리벤처스, MYSC,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 글로벌IP스타기업 선정, 초기창업패키지 선정, 중기부 TIPS 선정 외 다수의 정부과제 수행 중, 기술평가인증 TI4등급, 기술역량 우수기업 T5등급, 벤처기업인증, 창업진흥원 창업수기공모전 대상, 2024년 해양수산창업콘테스트 최우수상 및 특별상 동시 수상 등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