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합주 '선거 불복' 우려에 초긴장…"실시간 집계결과 공개"

입력 2024-10-22 17:41
수정 2024-10-23 01:01

“이번 대선에서 저의 가장 큰 악몽은 양당 후보가 269명 대 269명 동수의 선거인단을 획득하는 일입니다.”(게이브리얼 스털링 미국 조지아주 총무장관실 최고운영책임자)

미국 대선이 불과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주요 경합 지역 선거 관리 담당자들이 ‘불복 사태’ 대비를 서두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만난 선거 관리 담당자들은 선거를 앞두고 국토안보부와 함께 모든 기계의 상태와 선거장비 보관 장소를 재점검하고 선거 사무원을 위한 긴급 대응용 문자메시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 조지아주에서 불과 1만1779표 차이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졌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불복과 의회의사당 난입 사건으로 이어졌다.

게이브리얼 스털링 책임자는 “모든 카운티는 선거 결과를 12일 오후 5시까지 인증할 수 있도록 준비를 갖췄다”며 “실수가 발생할 수 있지만, 실수를 잡고 수정하고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개표 초기에는 자신이 이기고 있었는데 나중에 결과가 뒤집혔다며 부정선거론을 제기한 조지아 최대 선거구 풀턴카운티도 선거 조작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플리퍼 템플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레지나 월러 풀턴카운티 커뮤니케이션 매니저는 “2020년 이후 직면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보안 훈련을 강화했다”며 “모든 장소에 보안 인력과 요원을 배치하고 조지아주에서 발급한 신분증을 반드시 확인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풀턴카운티는 새 개표장에 대형 화면으로 실시간 집계 결과를 공개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시민이 선거에 갖는 불신이 커진 데 어려움을 토로했다. 스털링 책임자는 “극단적으로 당파적인 사람들은 자신들의 (선거 불복) 행동을 미국을 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믿는다”며 “이들의 마음을 바꾸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스털링 책임자는 2020년 선거에서 조지아주가 새로 도입한 종이 투표 시스템 초대 관리자였다. 그는 공화당원이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이겼다고 판단했고, 이에 관해 기자회견을 열고 하원 특별조사위원회에서 증언했다. 이후 그에 대한 살해 등 테러 협박이 쏟아졌다.

월러 매니저는 “전 세계의 눈이 (조작설에 휩싸였던) 풀턴카운티를 향하지 않겠느냐”며 “우리는 결과가 어떻든, 누가 승리하든 명확하고 투명한 선거를 치러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틀랜타=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