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연평도 인근에서 불법 조업을 해온 중국 어선 수가 가을 성어기가 됐는데도 예년과 달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 어선은 북방한계선(NLL) 해역에서 아예 자취를 감췄다.
22일 뉴스1에 따르면 지난 15~18일 연평도와 백령도 해역에 출현한 중국 어선은 180여척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00여척보다 20여척 감소한 숫자다. 이 기간 NLL 이남으로 내려온 중국 어선도 없었다고 한다.
안보 전문가들은 최근 연평도·백령도 인근에서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 수가 감소한 데는 북한의 최근 헌법 개정 등 여러 요인으로 무력충돌 가능성이 높아진 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중국 어선들이 서해 NLL 일대 충돌 위험을 염두에 두고 조업 지역을 바꾸거나 그 수를 줄인 게 아니냐는 등의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 해양경찰청이 가을 성어기를 맞아 이달 15~18일 외국 어선 불법조업 특별단속을 예고한 것도 이 기간 중국 어선 감소에 영향을 줬을 요인으로 지목된다.
북한 어선의 서해 NLL 인근 해역 출현도 이 기간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7일 서해 NLL 인근엔 125척의 북한 어선이 나타났으나, 18일엔 1척으로 줄었고, 19일부터는 종적을 감췄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북한이 서해 해역에서의 움직임을 통제하고 있는 신호일 수 있다"며 "그 배경엔 북한 내부의 전략 변화나 NLL 일대 긴장 고조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