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이 다음 주부터 5주간 간이 통관제도를 악용한 불법 해외직구에 대한 특별 단속에 나선다. 다음 달 중국의 광군제(11월 11일)와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11월 말) 등 대규모 할인 행사가 몰려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관세청은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29일까지 해외직구의 간이 통관제도를 악용해 국민건강 위해 물품, 지재권침해 물품 등을 밀수하는 불법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특별 단속 기간을 운영한다고 21일 발표했다. 간이 통관제도는 150달러(미국은 200달러) 이하의 자가 사용으로 인정되는 소액 해외직구 물품에 대해 수입 신고를 생략하고 간소한 통관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것이다.
예컨대 관세청은 지난 3월 와인 등 고가의 주류를 가족과 지인의 개인통관고유부호를 활용해 개인이 반입하는 것처럼 국내로 들여온 뒤 온라인에서 판매해 13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를 받는 수입업자를 적발했다. 이 수입업자가 불법으로 들여온 주류는 7958병으로, 시가 40억원 상당이었다. 이 중에는 600만원 이상에 거래되는 도멘 드 라 로마네 콩티(DRC)의 로마네 생 비방 2000년 빈티지도 있었다.
관세청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단속한 해외 직구 악용 사건은 143건(60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건(68억원) 증가했다. 이 중 자가 사용을 가장한 상용품 밀수입 등 관세 사범이 110건(530억원), 지재권 침해 사범이 4건(19억원), 불법 식의약품 밀수입 등 보건사범이 11건(58억원), 마약 사범이 18건(1억원)으로 조사됐다.
관세청은 국내·외 전자상거래업체와 협업해 유해 식·의약품, 지재권침해 의심 물품 등 불법·부정 수입 물품의 온라인 유통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불법 판매자와 판매 게시글에 대한 사용 정지, 삭제 등의 조치에 나선다.
주요 단속 대상 품목은 △식·의약·화장품, △가방·신발·의류 등 잡화, △전기·전자제품, △운동?레저용품 등이다. 주요 단속 분야는 자가 소비를 가장한 △목록통관 밀수입 △수입 요건 회피 부정 수입 △품명 위장 위조 상품 밀수입 등이다.
한민 관세청 조사국장은 “해외 직구가 일상화된 만큼 이를 악용한 불법행위도 끊이지 않고 있다”며 “선량한 소비자의 피해를 예방하고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해외직구 악용 사범에 대한 정보분석 및 기획 단속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