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그룹이 업계 최초로 사내하도급 인력을 직접 고용했다. 올해 1월부터 동국제강그룹 철강사업법인 동국제강·동국씨엠 사내하도급 업체 20여곳 직원 889명이 생산 현장에서 동국제강·동국씨엠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
장세욱 동국홀딩스 부회장은 올해 1월 2일 직고용 인원 근무 첫날 새벽부터 인천공장 현장을 직접 방문해 “직영으로 전환한 직원들이 회사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달라”며 “새해 임직원 모두 즐겁고 건강한 직장생활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생산조직 운영 관련 특별 노사 합의’를 갖고 노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사내하도급 근로자 직접 고용에 최종 합의한 결과다. 노사 분쟁에 의한 결과가 아닌, 상호 논의를 거친 합의라는데 의미가 있다. 동국제강그룹은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양 사 노사가 선제적이고 자율적으로 기업 경영 방향을 논의했고 이번 결정에 이르렀다.
합의 후 동국제강그룹은 제도 개선에 따른 관련 규정 개정을 검토하고, 각 사업장에서 별도의 채용설명회를 가졌다. 이후 지원자들에 대해 경력증명서 검증 및 서류전형-면접전형 등 정식 절차를 거쳐 총 889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채용 인원은 모두 동국제강그룹 복리후생을 동일하게 적용 받는다.
양사 노사는 철강업을 둘러싼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응하고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핵심 근간인 생산 조직의 운영 선진화가 필수적이라 판단했다. 이번 합의로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은 산업재해예방 관련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고, 안전 관리 체계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양사는 직접 고용 인원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소속감 고취 활동·교육 프로그램 지원·화합 행사 등을 지속 제공할 방침이다.
동국제강그룹은 이번 합의로 노사화합과 상생의 문화가 더욱 공고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은 동국제강그룹은 1994년 산업계 최초 ‘항구적 무파업’을 선언했으며, 올해로 30년째 무교섭 임금협상 및 항구적 무파업을 이어오며 노사 상생 문화를 이어오고 있다.
동국제강·동국씨엠은 지난 3월 주요 철강 업체 중 가장 빠르게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했다. 정년 연장(61세→62세) 및 결혼, 출산 관련 경조금 증액 등 내용을 포함한다. 2024년 1월 1일부 직영 전환한 사내하도급 인력 889명도 동일 기준을 적용한다.
동국제강은 지난 6월 인적분할에 따라 동국홀딩스-동국제강-동국씨엠 분할 출범 후 사내사도급 근로자 직접 고용을 위한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약 5개월간 사내하도급 근로자 직접 고용 방안에 대해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 온 바 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