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이후 보조금 축소 우려…2차전지·반도체 주도력 약화"-신영

입력 2024-10-21 08:10
수정 2024-10-21 08:10

신영증권은 21일 미국 대선 이후 보조금 축소 가능성과 관련해 "2차전지와 반도체 업종의 시장 주도력이 쉽게 살아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 박소연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세장에서 여러 차례 바이든의 보조금 정책에 대한 강한 비판을 늘어놓으며 당선 시 이런 법안들을 바로 폐기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며 "해리스가 당선된다고 해도 크게 다르진 않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이어 "재정적자의 심각성이 이미 수차례 회자된 만큼, 어느 정도의 보조금 축소는 피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대선 이후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관련 정책 폐기나 축소가 본격 논의된다면, 그간 보조금 수혜를 누린 2차전지와 반도체 업종의 시장 주도력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게 박 연구원의 진단이다.

그는 "보조금 축소가 본격 논의된다면 다른 모멘텀(상승 동력)이 해당 업종을 견인해야 하는데,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며 "반도체는 인공지능(AI)과 중국 스마트폰 수요, 2차전지는 자율주행 등의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앞으로는 새로운 자산군과 주도주의 부상을 준비해야 한다고 박 연구원은 강조했다. 그는 "미 대선 이후 IRA 등의 관련 정책이 폐기되면 미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가파를 가능성도 있다"며 "이는 위험자산에 그리 긍정적 신호는 아니지만, 오랜만에 달러 약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고, 'US-only 베팅' 국면에서 'Non-US 베팅' 국면으로 전환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기회 요인도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대대적인 금리 인하와 함께 그동안 고금리로 고통받고 소외됐던 업종(리츠·바이오·소비재)들이 기지개를 펼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타이밍에 시작된 중국의 경기 부양도 생각보다 큰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수출주보다 주주환원과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내년 3월 주주총회를 앞둔 행동주의 흐름 등 경기 연관도가 낮은 테마들이 2025년 시장을 견인할 수 있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