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폭우로 36홀로 축소된 대회에서 생애 첫 승을 하면서 기쁘면서도 마음 한쪽에선 계속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2승은 꼭 모든 라운드를 치러서 따내고 싶었는데 이번에 꿈을 이뤘어요. 제가 꿈꿔왔던 완벽한 2승입니다.”
20일 막을 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상인·한경 와우넷 오픈 챔피언 박보겸(26)은 “저는 원래 잘 울지 않는다”며 담담한 목소리로 우승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완벽한 플레이로 만들어낸 2승에 대한 행복함은 숨기지 않았다.
이날 우승으로 박보겸은 ‘운 좋게 우승을 거둔 선수’라는 꼬리표를 완벽하게 떼어내고 KLPGA투어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다음은 박보겸과의 일문일답.
▷72홀 경기에서는 처음 거둔 우승이다.
“4라운드 대회는 매일 A급으로 경기해야 우승할 수 있다. 1승 때도 최종라운드를 치르긴 했지만 이번에는 4라운드 모두 잘 풀어내 우승을 거머쥐었다는 자부심이 있다. 그래서 더 뜻깊고 행복한 우승이다.”
▷올해 28개 대회에서 15번이나 커트탈락할 정도로 기복이 컸다.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편이다. 올 시즌 내내 구질을 바꿔보고 여러 샷을 시도해본 과정에 있었다. 결과가 좋지는 않았지만 실패라고 하고 싶진 않다. 그를 통해 더 단단한 선수가 됐다.”
▷어떤 도전을 했는가.
“원래 내 스윙이 가파르고 페이드 구질을 주로 구사한다. 2주 전부터 내년 시즌을 염두에 두고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고 마음먹었는데 이번 대회부터 좋은 결과가 나왔다.”
▷김수지가 17번홀 버디로 1타 차로 따라붙었을 때 기분이 어땠는가.
“가을에 강한 가을 여왕이지 않는가. ‘18번홀에서 공격적으로 버디를 노려야 했다’는 후회가 뒤늦게 들었다. 언니의 18번홀 경기까지 초조한 기분으로 지켜봤지만 우드로 안전하게 공략한 걸 후회하지는 말자고 생각했다.”
▷남은 시즌 목표는.
“이제 3개 대회가 남았는데 매 시합 우승에 도전할 생각이다. 우승하지 못해도 어쩔 수 없고.”
이천=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