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로또를 살래요”...청약통장 무용론 확산

입력 2024-10-20 17:36
수정 2024-10-20 17:46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한 달 새 4만명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난달 청약통장 금리 인상 등을 결정했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는 모습이다.

2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9월 말 기준 2679만4240명으로 나타났다. 전월(2683만3033명) 대비 3만8793명 줄어든 수치다.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청약통장 신규 가입자보다 가입 해지자가 더 많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청약통장 인기는 크게 떨어지고 있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010년 이후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2022년 6월 말(2859만9279명)을 기점으로 2년 3개월째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 기간 감소한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180만명 이상이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청약무용론’이 빠르게 퍼지면서다.

청약에 당첨돼도 이미 치솟은 분양가에 자금 동원이 어렵다. 강남권 같은 인기 지역은 경쟁률이 심해 당첨되는 것이 로또에 비유되곤 한다. 이때 문에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고령자는 당첨의 기회가 없고 유주택자는 무주택자에 비해 청약 당첨 확률이 크게 낮아지며 청약통장을 유지할 이유가 사라지고 있다.

한편 청약통장은 주택도시기금의 주요 재원이기도 하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 감소는 주택도시기금에게 부담일 수밖에 없다. 결국 정부는 지난달 23일부로 청약통장 금리를 2.0~2.8%에서 2.3~3.1%로 0.3%포인트(p) 인상했다. 청약저축 월납입 인정액 및 공제한도 역시 상향 조정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