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온에 집단 폐사…우럭값 30% 오를 듯

입력 2024-10-18 17:52
수정 2024-10-28 16:28
‘국민 횟감’인 우럭과 광어의 올 연말 가격이 작년보다 20~30%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여름 역대급 폭염으로 바닷물 온도가 올라 양식장의 우럭과 광어가 집단 폐사한 영향이다.

18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우럭 ㎏당 도매가는 지난 6월 1만1375원에서 오는 12월 1만6500원으로 45%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6월 도매가는 1년 전과 같은 수준이지만, 12월은 29.4% 높다. 연말에 광어 ㎏당 예상 도매가격도 1만9200원으로 작년 같은 달(20.6%)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우럭과 광어값이 상승하는 이유는 바닷물의 수온이 평년 대비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해수면 온도가 28도를 넘으면 고수온 특보가 발령되는데, 올해 고수온 특보는 역대 최장인 71일간(7월 24일~10월 2일) 이어졌다.

우럭은 수온이 낮은 곳에서 사는 한대성 어종이다. 수온이 26도 이상으로 오르면 움직임이 느려지고 서서히 죽기 시작한다. 광어의 적정 수온도 18~24도로, 한계 수온은 28도 정도다. 해수면의 높은 온도가 장기간 유지되면서 양식장 어류가 대량으로 폐사했다.

행정안전부의 국민 안전관리 일일 상황 보고에 따르면 지난 6월 11일부터 9월 20일까지 양식어종 4688만2000마리가 폐사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우럭과 광어는 국내 양식업계 ‘핵심 품목’이어서 피해가 컸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어류양식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전체 양식어류 가운데 조피볼락(우럭)과 넙치류(광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3.1%, 17.8%다.

어류 공급은 이미 줄기 시작했다. KMI는 이달 우럭 출하량을 전월(1185t) 대비 약 16% 감소한 1000t 수준으로 예측했다. 연말로 갈수록 공급 부족은 심해질 전망이다. 12월 우럭 출하량은 1000t으로, 전년 동월(1842t) 대비 45.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광어는 출하량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작지만, 우럭 생산량이 크게 줄면서 대체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