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서울 지도 펼쳐놓고 "물리력 거침없이 사용"

입력 2024-10-18 17:50
수정 2024-10-18 18:36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울 지도를 펼쳐놓고 군사 작전 지시를 내리는 모습을 북한이 공개했다. 여기서 김정은은 “대한민국은 타국이며 명백한 적국”이라고 막말을 쏟아냈다.

18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전날 인민군 제2군단 지휘부를 방문해 “이틀 전 한국 영토와 연결돼 있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파괴·단절했다”며 “이것은 단지 물리적 폐쇄의 의미를 넘어 세기를 이어 끈질기게 이어져 온 서울과의 악연을 잘라버리고, 부질없는 동족 의식과 통일이라는 비현실적 인식을 깨끗이 털어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공개된 사진에서 김정은은 책상 위에 대형 지도를 펼쳐놓고 무언가를 가리키는 모습을 연출했다. 지도 상단에는 흐릿하지만 ‘서울시’ 등의 단어가 적혔다. 전쟁 발발 시 북한 2군단으로 서울을 공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정은 뒤에 놓인 TV 화면에도 남북한 경계를 굵은 파란선으로 그은 한반도 지도를 띄웠다.

김정은은 “앞으로 철저한 적국인 한국으로부터 우리의 주권이 침해당할 때 물리력이 거침없이 사용될 수 있음을 알리는 마지막 선고”라며 공격 위협을 계속했다.

김정은이 서울 지도를 펼쳐놓고 우리 측을 위협한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10일 총선 당일에도 김정일군정대학을 현지 지도한 자리에서 대형 서울 지도를 펼쳐놓고 ‘전쟁 준비’를 강조했다. 지난해 8월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는 한반도 지도에서 서울과 계룡대로 추정되는 지역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회의장 밖에서 대기하는 모습도 카메라에 비쳤다. 김여정은 이날 담화를 통해 ‘북한 매체가 우리 합동참모본부가 촬영한 경의선·동해선 도로 폭파 영상을 허락 없이 사용했다’는 지적에 반발했다. 그는 “미국 NBC 방송 등 세계 각 언론이 보도한 영상 중 한 장면을 사진으로 썼다”며 “여기에 무슨 문제가 있나”고 했다.

하지만 외신들은 합참이 제공한 영상을 사용했으며 출처를 명확히 밝혔다. 김여정은 오히려 한국 언론이 조선중앙통신 등의 사진을 무단으로 썼다며 “몰상식하다”고 비판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