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노량진뉴타운 중 최대 규모인 1구역 재개발 조합이 공사비를 기존 3.3㎡당 730만원에서 703만원으로 낮췄다. 대부분 조합이 공사비를 높이는 가운데 공사비를 내린 것은 이례적이다. 조합은 분리 발주 방식으로 초기 공사비를 낮춰 단기 비용 부담을 줄이고, 기존 33층으로 예정된 층수를 45층으로 바꿔 사업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동작구 노량진1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 조합은 19일 예정된 총회를 앞두고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와의 본계약 협상을 마무리했다. 쟁점이 된 공사비는 기존 3.3㎡당 730만원에서 703만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조합은 시공 계약에 포함된 소방공사를 분리 발주하는 방식으로 총공사비를 낮췄다. 총공사비에서 소방공사 부분(400억원)을 제외한 뒤 별도 공사를 발주하는 식이다. 어차피 소방공사를 따로 발주해야 하지만, 총공사비 자체를 낮추는 효과를 노렸다는 설명이다. 향후 시공사와 물가 인상분을 협상할 때 총공사비를 기반으로 협의하는 만큼 인상분을 줄일 수 있어서다.
조합은 시공사와 본계약을 마무리한 만큼 내년 상반기에 조합원 분양을 시작할 계획이다. 김문선 노량진 1구역 재개발 조합장은 “마감재는 고급화했지만 분리 발주 방식으로 공사비를 절약했다”고 말했다.
조합은 층수를 높여 사업성도 개선할 계획이다. 1구역은 중대형 가구를 늘리고 최고 층수를 45층으로 높이는 방안을 총회에서 결정한다. 45층 변경안이 통과하면 노량진뉴타운 내 재개발 단지 중 최고층이 된다.
노량진뉴타운은 층수 상향을 통한 고급화 논의가 한창이다. 3구역은 기존 30층에서 35층으로 층수를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고, 4구역은 이미 35층으로 층수를 높였다. 2구역 역시 기존 29층으로 설정된 층수를 최고 45층으로 높여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선 층수 상향 등 설계 변경이 이뤄지면 공사비가 상승하는 만큼 조합이 다양한 방식으로 공사비 절감에 나선 것이라고 평가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조합이 초기 공사비를 낮춰 향후 있을 공사비 협상에서 조금이라도 우위를 점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