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진영 정근식 후보가 서울교육감에 선출됐다. 정 당선인은 조희연 전 교육감의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뜻을 밝혀온 만큼 서울 교육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교권 강화와 학력진단평가 부활 등을 내건 보수 진영 조전혁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6일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서울교육감 보궐선거 결과(오후 11시 기준 개표율 48.9%) 정 후보는 득표율 52.16%로 조 후보(44.15%)를 약 8%포인트 앞서며 당선이 확실시된다. 정 당선인은 “이번 선거는 교육의 미래를 선택하는 중요한 순간이었다”며 “서울 교육을 바꾸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기본학력 보장, 교육 격차 해소, 역사교육 강화, 미래 창의교육과 민주시민교육 확대 등의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혀왔다. 1호 공약으로 지역교육청 단위로 학생,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서울교육 플러스위원회’라는 새로운 조직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한강의 작품처럼 치열한 역사의식과 문화예술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이야말로 서울의 미래를 밝힐 열쇠”라며 “이런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창의력과 협력 그리고 자율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를 거치며 교육감 직선제에 대한 비판은 더 커지고 있다. 서울교육감 보궐선거의 최종 투표율은 23.5%를 기록했다. 2008년 직선제로 변경된 후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정 당선인의 득표율을 고려하면 서울시민 10명 중 1명이 지지한 후보가 교육감이 된 셈이다.
교육감 선거는 대표적으로 ‘깜깜이 선거’로 불린다. 정당 소속이 아니어서 유권자가 후보자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권한은 막강하다. 교육청과 일선 학교의 예산 편성권과 인사권을 가진다. 외국어고와 자율형사립고 설치·폐지, 조례안 작성, 학생 평가방식 결정 등 중요한 정책의 결정 권한도 행사한다. 정치권에서는 직선제 대신 시·도지사 선거 후보자와 교육감 후보자가 함께 뛰는 러닝메이트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