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코스피지수가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3분기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관망 심리가 증시를 지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27거래일 연속 내다팔아 역대 최장 기간 순매도 기록을 또 다시 갈아치웠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06포인트(0.04%) 내린 2609.3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이날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한 끝에 약보합에서 거래를 끝냈다.
간밤 미국 증시가 반도체 장비업체 ASML 실적 충격 여파를 벗어나 반등했고 이날 장중 TSMC가 '깜짝 실적'을 거뒀음에도 투자심리가 살아나지 못했다.
TSMC는 올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4.2% 늘어난 3252억6000만대만달러(약 13조8000억원)를 기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LSEG의 예상치 3000억대만달러(약 12조7000억원)를 웃도는 수준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2거래일 연속 '팔자세'를 유지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051억원 순매도였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630억원, 2004억원 순매수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체로 파란불을 켰다. 현대차가 4% 이상 약세였고 셀트리온도 3% 이상 떨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아 KB금융 등이 내린 반면 신한지주 삼성물산 등은 올랐다.
SK하이닉스는 TSMC의 호실적 발표에 3%대 강세 마감했다. 삼성전자도 0.34% 소폭 상승했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에 대한 순매도 기조를 27거래일 연속 이어갔다. 역대 최장 기간이다.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해 소형모듈원자로 개발을 추진한다는 소식 이후 두산에너빌리티(8.68%) 등 원전주가 동반 급등했다. 하이브는 4분기 영업이익이 증가세로 전환할 것이란 증권가 분석에 7%대 뛰었다. 한미반도체는 올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6%대 올랐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0.73포인트(0.1%) 하락한 765.06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기관이 269억원 매도 우위였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351억원, 27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혼조세였다. 휴젤 클래시스 삼천당제약 리노공업 등이 오른 반면 알테오젠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HLB 엔켐 등은 내렸다. 리가켐바이오는 보합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초전도체 연구 진전 기대감에 관련 테마로 분류된 기업들의 주가도 크게 뛰었다. 23.56% 급등 마감한 모비스를 필두로 서남(5.18%) 씨씨에스(4.32%) 파워로직스(3.09%) 원익피앤이(2.68%) 신성델타테크(1.58%) 등이 일제히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상승했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3.4원 오른 1368원을 기록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