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7일 두산그룹의 사업구조 개편과 관련해 "시장 요구에 맞고 주주가치 환원 정신에도 맞는 방향으로 수정하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금감원 국정감사에 참석해 두산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이 두산에너빌리티의 주주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이 원장은 "두산그룹 자체의 의도를 평가할 건 아니지만, 시장에서 (합병)가액이나 의사결정 경위 등을 궁금해했고 금감원도 필요하다고 생각해 (증권신고서) 반려를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두산 합병에 과도하게 개입했다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지적에는 "두산 건에 대해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한 것은 맞는데, 이렇다저렇다 외부적으로 발언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앞서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분리해 두산로보틱스에 이전하는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소액주주 반발과 금감원의 신고서 정정 요구 등이 잇따르자 두산 측은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합병 관련 주주총회 일정 등을 전면 연기하고 개편안을 다시 준비하고 있다.
이날 이 원장은 상법 개정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이사의 충실 의무가 주주로 확대돼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없느냐는 김 의원 질의에 "상법 개정은 상법 체계를 봐야 하고 기업의 배임죄 우려도 있다"며 "어떻게 균형감 있게 해야 할지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