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이 16일 열린 재보궐선거를 통해 전국 정당으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하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영광군수 재선거에서 장세일 민주당 후보가 41.1%의 득표율로 이석하 진보당 후보(30.7%), 장현 조국혁신당 후보(26.6%), 오기원 무소속 후보(1.6%)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조국혁신당 장현 후보는 진보당에도 밀려 3위에 머물렀다. 곡성군수 재선거에서 박웅두 조국혁신당 후보는 35.85%를 얻어 2위에 그쳤다.
특히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선거를 한 달 앞두고 영광과 곡성에 각각 월세방을 구해 상주하다시피 하며 선거운동을 했다. 10월에만 영광·곡성을 11차례나 찾았다. 조 대표는 "이번 선거판을 정권을 심판 선거로 키운 것은 혁신당"이라고 호소했으나, 고배를 마시게 됐다.
조 대표는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저희가 부족했다"고 밝혔다. 이어 "염원을 담아내지 못했다. 부산 금정에서 어렵게 일궈낸 야권 단일 후보도 승리하지 못했다. 특별히 아쉬운 대목"이라고 했다.
다만 "혁신당은 지역정치와 지역행정의 대안을 제시하며 재보궐 선거에 뛰어들었다. 창당 후 1년도 되지 않은 신생 정당으로 수십 배나 조직이 크고 역사도 오랜 정당과 당당하게 겨뤘다"고 평가했다.
조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번 경험은 돈 주고도 사지 못할 자산이다. 첫술에 배부르겠는가"라며 "대중정당으로 발돋움하는 발판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난 총선에서 원내 12석 돌풍을 일으키며 '민주당의 대안 세력'으로 주목받던 조국혁신당이 이번 선거 패배로 비교섭단체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선거 패배로 2026년 지방선거 주도권 역시 거머쥐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녀 입시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 등으로 2심에서 당선무효형인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조 대표의 '사법리스크'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