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이시바 총리,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 봉납…정부 "깊은 유감"

입력 2024-10-17 10:31
수정 2024-10-17 10:35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17일 교도통신 등 일본 외신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이날 시작되는 추계 예대제(제사)를 맞이해 총리 명의로 '마사카키'라고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 매년 4월과 10월 치러지는 예대제는 야스쿠니 신사의 주요 행사다. 마사카키는 신단 또는 제단에 바치는 상록수의 일종인 '비쭈기나무'다.

일본 총리들은 야스쿠니 신사에 주기적으로 공물을 봉납해왔다. 전임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 역시 춘·추계 예대제와 종전기념일(8월15일)에 공물을 봉납하곤 했다. 일본 현직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2013년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마지막이다.

이시바 총리 역시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이시바 총리는 그동안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부정적 입장을 유지해왔다. 한일 관계에 있어서도 비교적 온건한 목소리를 내는 인물로 꼽힌다.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명의 영령을 추모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날 유감을 표명했다. 외교부는 대변인 명의 논평을 내고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면서 "우리 정부는 일본 신 내각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하는 바이며, 양국간 신뢰에 기반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구축해 나가기 위한 중요한 토대임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