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숙명여자대학교 캠퍼스타운 스타트업 CEO] 로컬 자원을 활용한 식품을 개발 제조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스타트업 ‘스푼랩’

입력 2024-10-17 08:52
수정 2024-10-17 08:53


스푼랩은 로컬 자원을 활용한 식품을 개발 제조하고 로컬 자원 콘텐츠를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김세은 대표(33)가 2023년 10월에 설립했다.

김 대표는 “스푼랩은 로컬 자원에 콘텐츠를 불어 넣어 식품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꿈꾼다”며 “로컬 자원에 콘텐츠를 가미해 소비자에게 경험과 가치를 전달하는 식품을 개발하는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로컬의 순환되지 않는 우수한 우리 자원을 콘텐츠로 재밌게 해석해 소비자에게 식품을 보다 더 재밌고 맛있게 소개해 ‘로컬 자원’의 소비가 늘어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마치 연예인이 대중의 뮤즈가 되기 위해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뿐만 아니라 인성, 패션, 굿즈 등 다양한 콘텐츠가 맞물려 사람을 넘어서 뮤즈가 되는 것처럼 스푼랩 역시 로컬 자원을 그렇게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스푼랩은 지역의 우수한 자원을 단순히 먹는 것에 그치지 않고, 콘텐츠로 변환해 소비자와 접점을 넓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 대표는 “소비자들에게 유익한 경험을 제공하면 로컬 자원이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푼랩의 첫 번째 프로젝트는 ‘쌀’이다. “쌀 소비 촉진을 위해 정부에서 국책과제로 삼고 다양한 정책을 내세울 만큼, 쌀 소비는 점차 줄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쌀을 기피하는 것이 아닌 식생활의 서구화로 간편하고 맛있는 식품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쌀로 만든 음식이 간편하고, 맛있고 심지어 재밌기까지 하다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지 않겠냐는 물음으로 출발했습니다.”

스푼랩은 쌀을 의인화한 캐릭터 ‘쌀프렌즈’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쌀프렌즈인 벼리, 쌀이, 베리는 지구인의 잃어가는 ‘쌀心(밥심)’을 지키기 위해 스푼별에서 지구로 온 캐릭터다. 쌀의 중요성과 가치를 재밌고 친근한 방법으로 전달하고, 쌀 식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자 했다.

스푼랩은 ‘가나다 시리얼’이라는 PB 상품으로 직접 검증을 시도하고 있다. “우수한 로컬 자원인 쌀에 고유의 언어인 한글이라는 콘텐츠를 접목했습니다. 쌀 함유량을 높이고, 당류는 시중 타사 제품 대비 절반 이상 낮춰 건강과 영양까지 생각한 제품입니다. 글루텐프리여서 밀 소화장애, 알레르기를 겪는 사람들도 걱정 없이 먹을 수 있습니다. 1차 타겟인 아이들을 대상으로 70명에게 검증한 결과 평소 먹기만 한 시리얼을 후각, 미각을 넘어서 시각, 촉각, 청각까지 5감을 만족할 수 있으니 관심을 많이 가졌습니다.”

김 대표는 “아이템의 경쟁력은 콘텐츠”라며 “대기업에서도 좋은 제품을 출시하지만, 제품을 철수하는 경우가 많다. 자본의 힘으로 이길 수 없는 콘텐츠 기획력, 마케팅 그리고 그걸 실현하는 스푼랩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스푼랩은 유치원을 통해 판로를 개척할 계획이다. “전국 다수의 유치원에서 간식으로 시리얼을 정기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 협력하고 있는 유치원을 중심으로 유치원, 어린이집에서 아이들 간식으로 먼저 선보일 예정입니다.”

김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창업 전 해외 콘텐츠 마케팅 업무를 했습니다. 당시 한류에 열광하는 해외 친구들을 분석했었는데, 국내에서는 쌀에 대해 특별할 것 없이 생각하지만, 해외는 달랐습니다. 한류 후광효과로 K화장품, K푸드가 굉장히 핫 합니다. 특히 K푸드가 정말 재밌습니다. 해외에서 인기 있는 K푸드가 김밥, 떡볶이, 고추장 등 쌀을 베이스로 한 제품이 많았습니다. 쌀을 조금 더 맛있고 재밌게 풀어보면 어떠냐는 고민으로 첫 제품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작년 8월에 우연히 제출한 아이디어가 농협 ESG 애그테크 데모데이에서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창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스푼랩은 첫 자사 제품인 ‘가나다 시리얼’의 한글 자음 모음 스토리를 잘 풀어줄 수 있는 교육 업계 10여년 경험이 있는 MISO, 제품, 콘텐츠 등 저희 브랜드 핵심 연결고리를 잘 잡아주는 브랜드 디자이너 Lukia, 그리고 식음료 업계에서 10여년 경력으로 제품 R&D를 맡아주는 JOY까지 총 3명의 팀원이 함께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김 대표는 “식문화는 우리 삶에서 떼어낼 수 없고, 가장 근본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 농업이 있다. AI, 자율주행의 관심이 높지만, 누군가는 농업을 위해 알리고 노력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많은 기업 중 하나가 우리”라며 “실질적인 쌀 공급 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구조적인 과잉 생산 조절도 중요하지만, 로컬 자원의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것들을 콘텐츠로 풀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로컬 자원을 콘텐츠로 재해석해 농업에 친숙함을 느끼고 관심을 갖게 하고 싶습니다. 가나다 시리얼은 소비자의 성장 여정에 함께할 계획입니다. 어렸을 적 제품을 먹었던 기억에 남고, 향후 그 아이가 2세를 낳았을 때 다시 재구매가 될 수 있도록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경험과 가치를 전달하는 고부가가치 가공식품을 개발해 소비자에게는 보다 더 건강을, 농가에게는 지속 가능한 농업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스푼랩은 아이템을 인정받아 숙명여자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에 선정됐다. 숙명여자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은 대학과 지역이 협력해 대학 인근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캠퍼스타운 입주기업은 시설 임차비용, 공용 사무기기 무상 지원, 공과금을 비롯한 시설 운영비 일부 지원 등의 혜택을 지원받는다. 기업의 희망과 특성 등을 고려해 전용 사무공간 또는 코워킹 스페이스 등이 배정되며 다양한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설립일 : 2023년 10월
주요사업 : 로컬 자원을 활용한 식품 개발 제조, 로컬 자원 콘텐츠 제작
성과 : 농협 ESG 애그테크 최우수상 (농협중앙회 표창), 용산구 청년창업지원센터 선정, 서울 청년창업사관학교 14기, 숙명여대 캠퍼스타운 스마트 푸드테크 랩 1기 최종 데모데이 우수상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