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돈 벌 기회 온다"…겁 없는 개미들, 뭉칫돈 들고 우르르

입력 2024-10-16 13:07
수정 2024-10-1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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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인 '하이일드 채권 스프레드'가 2007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부실기업들의 파산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판단에 투자자들이 고위험·고수익 투자에 몰린 결과로 해석된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ICE BofA 미국 하이일드 지수 옵션 조정 스프레드는 전년 동월 대비 1.33%포인트 하락한 2.97%를 기록했다.

하이일드 스프레드는 위험성이 높지만 수익률이 높은(High yield) 투기 등급(신용등급 BB 이하) 채권과 미 국채 간 수익률 차이를 말한다. 낮은 하이일드 스프레드는 일반적으로 시장이 향후 경기 침체 가능성을 낮게 본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크본드'로 분류되는 기업들이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할 가능성이 낮아지면 투기등급 회사채 수익률이 하락(가격 상승)하기 때문이다.


이날 미국 투기등급 회사채를 추종하는 ICE BofA 미국 하이일드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21%포인트 하락한 연 6.89%로 집계됐다. 하이일드 지수는 지난해 10월 연 9.45%로 202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다.

시장 전문가들은 하이일드 스프레드의 축소가 최근 월가에 부는 경기 낙관론을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지난 7일 골드만삭스는 향후 1년 간 미국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을 20%에서 15%로 하향조정했다. 7~8년에 한번 경기 침체가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 경제가 사실상 일반적인 상황과 다를 바 없다는 얘기다. 스티븐 오 파인브릿지 인베스트먼트 신용·채권 글로벌 책임자는 "의미 있는 경기 침체가 발생할 확률은 매우 낮으며 이는 신용 자산군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지난달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한 이후 높은 차입비용으로 인한 기업 파산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정크본드 인기의 배경이다. 도미닉 파팔라도 모닝스타 수석 다중자산전략가는 "Fed가 금리를 더 낮출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부채 차환에 대한 위험이 줄어들어 높은 차입비용으로 부담을 느끼는 기업들의 전망이 개선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미 국채 금리는 단기적으로 오르면서 스프레드 축소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날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연 4.03%로 전월대비 0.4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달 Fed가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하며 국채금리는 일시적으로 하락했으나 고용 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까지 나오면서 오름세다.

고위험 투자 수요가 늘면서 정크본드 발행도 확대됐다. 데이터정보업체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발행된 투기등급 회사채는 총 1조3000억달러(약1770조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29% 늘었다. 투자회사 EPFR에 따르면 지난달 25일~지난 2일 정크본드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42억달러로 11주만에 최고치였다.

일각에서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와 급격한 노동시장 둔화 등 침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리처드 울프 소시에테제네럴 미국 채권 신디케이트책임자는 "11월에는 상황이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라며 미 대선 이후 시장 급변을 경고했다.

이날 뉴욕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소비자들의 예상 신용 연체율은 4년 만에 최고치인 14.2%로 집계됐다. 연체율은 전월 대비 0.6%포인트 올랐고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올 2분기 신용카드 연체율은 9.1%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