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 "부동산 투자 다시 늘리겠다"[ASK 2024]

입력 2024-10-16 11:33
수정 2024-10-16 12:16
이 기사는 10월 16일 11:3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16일 국내 상업용 빌딩과 바이오 연구시설을 비롯한 부동산 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이 점차 불확실성을 벗어나 회복세를 보는 만큼 투자 비중을 늘려가겠다는 전략이다.

김 이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2024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기금본부 설립이래 최초로 올해 11월에 총 6000억원 규모로 2개의 부동산 대출 펀드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계획"이라며 "국내 상업용 부동산 대출 시장에서 안정적 투자 기회를 확보하는 동시에 적정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올해 상반기까지 고금리로 인한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대규모 투자보단 기존 투자건의 회수 위주로 움직여왔다. 국내에선 골든타워, 씨티뱅크센터 등을 차례대로 매각했고 여의도권역 오피스인 하이투자증권빌딩의 매각도 시도했다.올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자 국민연금은 경기변동에 덜 민감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 성장이 가능한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투자처를 확대하고 다변화하기로 했다. 대표적인 분야로는 바이오 기술 및 서비스 연구시설과 오피스를 포함한 라이프 사이언스 산업군, 헬스케어, 임대주택, 산림지, 프롭테크 관련 부동산 자산이 있다.

이외에도 국민연금은 금리인하가 본격화되면 부동산 경기회복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레지덴셜, 데이터센터 등에도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수익원 다변화를 위해 꾸준히 검토해온 부실자산펀드(Distressed), 리츠, 플랫폼 등으로도 꾸준히 투자 영역을 넓혀갈 예정이다.

김 이사장은 사모투자 부분에선 종전 바이아웃 전략 중심에서 사모대출, 세컨더리, 운용사 지분투자 등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에는 사모대출, 세컨더리 및 운용사 지분투자에 3조원 이상을 약정하며 다변화에 속도를 냈다. 국민연금은 장기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롱텀코어 전략과 고성장 섹터 내 투자기회를 찾는 그로쓰 캐피탈과 같은 신규 전략도 도입할 예정이다. 헤지펀드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양질의 투자건에 대한 선제적 접근과 투자기회 확보를 위해 국민연금의 해외사무소 기능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투자 의사 결정권자인 팀장을 지역별로 파견해 신속히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재편하고 현지 운용사와 관계를 강화해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과 지분투자 등을 통해 투자기회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개소한 샌프란시스코사무소를 포함, 뉴욕, 런던, 싱가포르 등 4개 해외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 이사장은 지난 5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도입된 기준포트폴리오를 내년부터 대체투자에 우선 적용하면서 투자 다변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도 완비했다고 밝혔다. 기준포트폴리오 도입 이전까지 국민연금 운용역들은 물가지표(CPI) 이상의 벤치마크(BM) 수익률을 요구받았는데 제도변화로 각 자산군에 맞는 BM 수익률을 달성하면 돼 유연하게 자산 배분에 나설 수 있다. 그는 "기준포트폴리오 도입으로 기금운용본부가 훨씬 더 자율성을 가지고 대체분야에서 새로운 투자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돼 수익률을 제고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