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별 따기’된 강남 청약…올해 경쟁률 282.8대 1

입력 2024-10-16 09:16
수정 2024-10-16 09:17

서울 강남권 청약 경쟁이 ‘하늘의 별 따기’ 수준으로 어려워지고 있다. 청약 경쟁률과 당첨 커트라인이 동반 상승하면서 강남 입성을 꿈꾸는 수요자 발등에도 불이 떨어진 모습이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보면 올해 '강남 3구'에서 분양한 단지는 총 6곳이다. 일반공급 1102가구 모집에 청약자 31만1650명이 몰리면서 1순위 평균 282.8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서울에서는 23개 단지가 분양됐는데, 이들 단지에 사용된 전체 청약통장 42만7853개의 72.8%가 강남권에 집중된 결과다. 이 기간 강남 3구를 제외한 서울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61.78대 1에 그쳤다.

강남권 청약 경쟁률은 매년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2018년 26.02대 1에 불과했던 강남권 청약 경쟁률은 △2019년 42.45대 1 △2020년 88대 1 △2021년 △161.23대 1을 기록하며 세자릿수로 올라왔다.

분양이 없던 2022년을 제외하고 2023년에도 152.5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수요자들의 관심을 실감케 했다.

평균 당첨 가점도 높아졌다. 올해 강남권 분양단지들의 청약 당첨 평균 가점은 73.47점에 달한다. 당첨을 위한 마지노선인 최저 가점 역시 72.19점으로, 4인 가구 기준 청약통장 만점(69점)을 넘어선다.

강남권 아파트로의 수요 쏠림 배경으로는 가격 경쟁력이 꼽힌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강남 3구는 주변 시세 대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되기에 이른바 ‘로또’ 아파트로 인식되고 있다.

올해 1순위 평균 667.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강남구 청담동 ‘청담 르엘’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최고가 기준 25억4570만원이다. 인근 ‘청담자이’ 전용 82㎡가 지난 6월 32억9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7억원가량 낮은 가격이다.

7월 서초구 반포동에 공급된 ‘래미안 원펜타스’ 역시 로또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이 부각되며 1순위 평균 527.4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 전용 84㎡ 분양가는 20억원대 초반부터로, 인근 단지들이 40~50억원대에 매매되는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로또라는 인식으로 강남 아파트 청약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강남 입성을 준비 중인 수요자들이라면 옥석 가리기 등의 선택과 집중보다는 모든 청약을 적극적으로 노리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재건축 등 정비사업 물량이 예정된 만큼 일반분양 물량이 많은 단지를 주목하는 것도 당첨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