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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학자들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둘 중 누가 선거에서 이겨도 인플레이션과 성장 전망은 비슷하되 경제 전반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 경제에 좀 더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미국경제학자 29명을 대상으로 지난 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두 후보중 누가 되도 향후 4년간 연평균 2.2%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경제 성장을 나타나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성장률에 대한 중간 예측 역시 누가 승리하든 경제학자들은 연평균 2%의 성장률을 예상했다.
미국경제학자들이 예상한 인플레이션과 GDP 성장률에 대한 장기 전망치는 둘 다 연방준비제도의 장기 추정치보다 약간 높다. 연준은 PCE 인플레이션 2%와 GDP 증가율 1.8%를 목표로 학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 모두 높은 수준으로 예상하는 것은 두 후보 모두 금리를 비교적 높게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중 하나지만 경제학자들은 트럼프보다는 해리스 행정부의 차입 비용(기준금리) 이 좀 더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학자들이 두 후보간에 가장 차이가 클 것으로 보는 것은 재정적자 규모이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예산 적자는 향후 4년간 평균 2조 2,500억 달러(3,060조원)가 될 것이고, 해리스는 2조 달러(2,700조원)가 될 것으로 경제학자들은 추산했다. 연방정부의 지출이 연방 수입을 얼마나 초과하는지를 측정하는 재정적자는 현재 약 1조9,000억달러(2,580조원)에 달한다.
후보자들의 경제 정책은 매우 다르기 때문에, 일부 경제 분야에서 비슷한 예측이 나오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럼에도, 설문에 참여한 경제학자의 62%는 해리스가 경제 성장, 고용 및 인플레이션에 대한 장기적 전망에서 좀 더 나은 정책 의제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38%는 트럼프가 좀 더 나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경제 의제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관세와 관련이 있다. 트럼프는 모든 수입 상품에 기본 20% 관세와 중국산에 대해서는 최대 60% 부과를 공언했다. 이로 인해 다른 국가들도 미국 상품 수입에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는 인플레이션과 경제 성장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해리스와 트럼프는 물가와 금리에 대해 우려하는 유권자들에게 자신들의 정책이 경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캠페인을 벌여왔다. 그러나 둘 다 그 같은 공약에 대한 비용을 어떻게 조달할지에 대해서는 상세히 설명하지 않은 만큼 재정 문제를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해리스의 경우 부유한 개인과 법인세 인상을 통해 재정 적자를 줄일 것으로 예상되나 일부는 가정 건강을 위한 메디케어 보장과 자녀세액공제로 지출되면서 이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
트럼프의 법인세 추가 인하와 세금감면 연장은 연방 재정수입을 크게 줄일 전망이다. 이를 메꾸기 위해 관세 수입에 의존하고 석유 등 에너지 생산을 늘린다는 계획이지만 재정 적자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