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에 쓰이는 스마트 로봇과 서비스업의 협동로봇을 넘어 휴머노이드 로봇과 같이 한 단계 높은 인공지능(AI) 로봇을 도입하려면 공격적 시도가 필요합니다." (한재권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로봇공학과 교수·에이로봇 최고기술책임자)
"사실 로보틱스에 관련된 규제도 많지만 AI에 관한 규제도 많이 있어서 '로보틱스 AI'는 더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재호 현대자동차 로보틱스비전AI 팀장)
"전 세계 3400개곳 미슐랭 식당이 있는데 이 중에 서빙로봇을 쓰는 식당이 있습니다. 독일의 한 미슐랭 원스타 식당은 (브이디컴퍼니의) '벨라봇'이 서빙을 하고 있습니다." (신현일 브이디컴퍼니 AI사업부문 마케팅본부장)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한경닷컴 주최로 열린 '2024 한경 디지털 ABCD 포럼'에 참여한 기업들은 AI와 로봇의 융합을 주제로 다양한 산업 현장 변화와 미래상을 제시했다.
한재권 교수는 "일할 사람이 없어지고 있는데 사람이 없어지는 공간을 로봇이 채워줄 수만 있다면 건강한 산업을 만들 수 있다"면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AI 시대의 핵심 기술로 꼽았다.
그는 "2020년대엔 로봇이 배송도 하고 요리와 서빙도 하면서 우리 곁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하다"며 "이 로봇들이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게 하려면 하나의 디바이스 안에 묶어야 하는데 휴머노이드 로봇을 어떻게 쓸지 잘만 생각해 낸다면 또 다른 개척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의 일을 다 할 수 있는 것을 궁극적 목적으로 삼는데 다양한 일을 할 수 있고 시시각각 발생하는 수많은 일들을 대처할 수 있는 다목적 디바이스"라며 "AI 혁명의 중심엔 휴머노이드 로봇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호 팀장은 AI 기반의 로보틱스 기술 활용한 모빌리티 사례를 소개했다. 이 팀장은 "실제로 다양한 기술들을 결합해 무인 환경을 갖춘 공장에서 정해진 작업들을 수행하고 있다"며 "현대차 공장에서도 이런 식으로 순찰을 도는 등의 기능들을 구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현일 본부장은 서비스 로봇의 확장을 강조했다. 신 본부장은 "로봇은 서비스 영역에서 굉장히 많은 쓰임을 받을 텐데 로봇을 개발하는 주체도 있어야 하지만 수용하려는 주체도 있어야 한다"며 "시장의 수용적인 태도가 로봇 시장의 미래에 더 필요할 것이고 경쟁이 심화하면서 기능이 개선되는 과정들도 같이 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혜진 SK텔레콤 AI케어팀 부장은 AI 기술을 이용한 발달장애인 돌봄 서비스를 제시했다. 조 부장은 AI를 활용해 발달장애인 케어를 넘어 자폐 영유아와 노인 돌봄 서비스까지 영역을 넓히려 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 의료로봇 시장의 잠재력도 언급됐다. 이상훈 큐렉소 기술연구소장은 "우리나라 의료 기술은 굉장히 높게 평가받고 있고 산업용 공학 기술도 많이 뛰어나서 이 두 가지가 합쳐진 의료로봇, 첨단 의료기기 산업이 굉장히 발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면서 무릎 관절 치환 수술 로봇, 척추 수술 로봇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고령화가 많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좋은 의료기기가 만들어지면 환자나 국가의 의료비용, 간병비용 같은 사회적 비용이 많이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당장은 AI 인프라 영역에서 수익이 발생하겠지만 3~4년 후엔 소프트웨어 분야가 수익원으로 주목받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상무는 "현재는 AI 도입 초기 단계라 볼 수 있기 때문에 인프라 영역에서 수익이 날 수밖에 없고 AI 투자가 여름을 지나며 조금 주춤하긴 했지만 확산 정도에 따라 인프라에서 소프트웨어 쪽으로 3~4년 후 수혜주가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