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하늘 택시' 타고 제주 관광

입력 2024-10-15 18:19
수정 2024-10-16 01:13

정부가 내년부터 제주도에서 ‘하늘을 나는 택시’로 불리는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을 시범 운용한다. 초대형 유람선이 머물 수 있는 제주신항 개발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에서 ‘세계로 열린 청정한 섬, 글로벌 휴양도시 제주’를 주제로 29번째 민생토론회를 열어 제주를 세계적인 문화 관광 휴양도시로 육성하기 위한 정책 방안을 논의했다.

제주도는 내년에 국토교통부에 UAM 시범 운용구역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정부는 UAM 시범사업을 위해 UAM이 뜨고 내릴 버티포트 등 운용 시설을 제주국제공항과 서귀포시 성산항, 중문관광단지 등 세 곳에 우선 설치하기로 했다. 시범 운용은 UAM 노선별로 안전성과 사업성을 검증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제주도는 2022년 9월 한국공항공사, 한화시스템, SK텔레콤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UAM 상용화를 추진해 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제주도를 UAM 시범 운용 구역으로 지정해 관광 사업화를 적극 지원하겠다”며 “UAM을 제주 관광 인프라의 한 축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제주도는 제주를 한눈에 구경할 수 있는 UAM이 활성화되면 관광산업과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제주신항 개발도 본격 추진한다. 제주신항은 제주시 탑동 앞바다를 매립해 초대형 유람선 네 척이 동시에 정박할 수 있는 항만시설과 물류·관광·쇼핑시설 등 배후단지를 조성하는 인프라 사업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사업이 중단됐는데, 정부는 최근 관광객 회복세에 맞춰 내년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기로 했다.

제주도에 상급종합병원을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주민 70만 명이 사는 제주도엔 상급종합병원이 한 곳도 없다. 이 때문에 제주도민은 중증질환 등을 치료하기 위해 내륙으로 ‘원정 진료’를 떠나는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제주도에 상급종합병원이 조속히 지정될 수 있도록 진료권역 재설정 등 제도 개선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겐 “임기 내 (제주도에 상급종합병원을) 무조건 하나 지정하고, 필요한 의료시설이라든가 장비 확충은 국가에서 재정으로 해주자”고 지시했다. 제주도를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분산에너지특구로 지정되면 제주에서 풍력, 태양광 등으로 생산한 전기를 지역 내에서 거래한 뒤 남은 전력을 한국전력에 판매할 수 있다. 정부는 이 조치를 통해 송전망 부족으로 재생에너지 출력을 제한하는 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첫머리발언에서 한국이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된 것과 관련해 “외환 유동성 공급으로 원화 가치가 안정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금융투자소득세에 대해선 “폐지를 통해 시장 불안 요인을 제거하고 우리 자본시장을 발전시키는 데 여야가 함께 힘을 모아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허세민/이광식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