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 등 마약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항소심을 받고 있는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39)이 수면제 대리 처방 혐의로 다시 기소됐다.
15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김보성 부장검사)에 따르면 오씨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오씨가 같은 혐의로 기소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오씨는 2021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86회에 걸쳐 전·현직 야구선수 등 14명에게 의료용 마약류인 스틸녹스와 자낙스 2365정을 처방받게 한 뒤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야구계 선배의 지위를 이용해 20대 초중반인 어린 후배나 1~2군을 오가는 선수 등에게 수면제 대리 처방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후배들에게는 욕설과 협박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오씨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돼 항소심이 진행 중인 상태다. 2022년 11월~2023년 11월 11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지난 5월에는 지인으로부터 필로폰을 수수해 추가 기소된 바 있다.
검찰은 수면제를 처방받아 오씨에게 전달한 14명 중 황모 씨와 김모 씨 등 두 명을 약식기소했다. 나머지 12명 가운데 죄질이 중하지 않은 3명에게는 보호관찰소 선도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9명에게는 교육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범행 경위와 교부량, 자수 여부 등을 고려해 차등 처분했다"며 "향후 오씨에게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