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공연을 '기생집'에 빗대 국안인들의 반발을 산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4일 논란 나흘 만에 사과했다.
양 의원은 이날 밤 페이스북에 '국가무형문화재 예능 전승자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기생', '기생집'이라는 단어와 그 파생적 의미에 대해 모욕감을 느끼며, 제게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보며 가슴이 아팠다"며 "무형문화재를 지키고 계승하며 풍성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에 헌신해 온 전승자들의 그 피나는 노력을 폄훼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했다.
양 의원은 "무형문화재 전승자들의 연주가 정당한 보상 없이 국가기관에 의해 착취당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고, 바로 잡고 싶어서 담당 기관인 국가유산청 국정감사에서 질의한 것"이라며 "오라고 하면 오고 가라고 하면 가는 사람, 누구를 대상으로 공연하는지도 알려주지 않고, 심지어 공연료도 주지 않아도 되는 사람으로 국가무형문화재를 취급하는 행태를 보면서 분노했다"고 했다.
양 의원은 "이런 행태를 저는 국가무형문화재를 '기생 취급'하는 것으로 생각했고, 특히 공연료도 지급하지 않고 홀대하는, 국가유산청장과 대통령 부인 김건희를 비판함으로써,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에서 그렇게 질의했다"며 "아무리 좋은 의도라 하더라도, 이런 단어와 표현 그리고 그 파생적 의미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사용한 것이, 너무 거칠었다는 지적은 무겁게 받아들이고 신중하지 못했음을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앞서 양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작년 4월 김건희 여사와 무형유산 원로·문하생의 청와대 오찬 간담회 당시 국악인들이 가야금 연주 등 공연한 것을 두고 "이분들이 기생인가", "(청와대를) 기생집으로 만들어놨다"고 했다. 이에 여당에서는 "식사 자리에서 가야금을 연주한다고 해서 (연주자가) 기생이라고 생각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배현진 국민의힘 의원)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국가무형문화재 가야금 산조 및 병창 보유자 이영희 명인, 판소리 보유자 신영희 명창 등 국악인 20여명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이영희 명인은 과거 행사를 언급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도 저희 공연을 기생들이 노는 자리로 인식하셨겠냐. 양 의원같이 저희를 기생 취급은 안 하실 것"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