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일 기다렸는데 '6분 진료'…서울대병원 외래 대기 2배 늘었다

입력 2024-10-15 07:11
수정 2024-10-15 07:15


의대 정원 확충에 반발하며 전공의 집단 사퇴 등으로 발생한 의료공백 여파로 올해 서울대병원 본원의 외래진료 대기일수가 예년의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국립대병원 10곳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 병원의 분원 6곳을 더한 총 16곳의 올해 6월 기준 평균 외래진료 대기일수는 23.8일이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평균치인 18.5일보다 29.0% 늘어난 수치다.

올해 6월 기준, 외래진료 대기일수가 가장 많은 곳은 서울대병원 본원으로 62일이었다. 분당서울대병원도 53.7일로 그 뒤를 이었다. 전남대병원 본원이 43.2일, 화순전남대병원이 28.8일 등이었다.

5년 평균 대비 올해 대기일수의 증가율이 가장 큰 곳도 역시 서울대병원 본원으로 집계됐다. 서울대병원 본원 외래 대기일수는 2019년에서 지난해까지는 22일∼34일 사이로 평균 28.6일을 기록했지만, 올해 두 배가 넘게 증가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76.0% 증가했다.

이들의 뒤를 이어 강원대병원 75.9%, 세종충남대병원 67.0% 순으로 증가 폭이 큰 것으로 집계됐다.

입원 대기일수와 수술 대기일수도 각각 의료공백 이전보다 늘었다. 응급 수술과 입원이 항시 바로 가능하다고 밝힌 제주대병원을 제외한 15곳의 올해 6월 기준 입원 대기일수는 평균 12.2일로, 지난 5년 평균치 10.8일에서 13.5% 늘었다.

수술 대기일수는 15.7일에서 18.3일로 16.3% 증가했다.

대기 시간은 늘었지만, 진료시간은 큰 변화가 없었다. 국립대병원 외래 환자들의 올해 1인당 평균 진료시간은 7.4분으로, 5년 평균값과 동일했다.

올해 진료시간이 가장 긴 곳은 전남대병원 본원으로 11분이었고 이어 전북대병원 9.8분, 강원대병원 8.5분 순이었다. 가장 짧은 곳은 부산대병원 본원으로 4.9분이었다.

대기시간이 가장 긴 서울대병원 본원은 6.3분, 그 뒤를 잇는 분당서울대병원은 5.4분으로 하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진료와 입원, 수술 대기시간이 길어지면 꼭 필요한 환자가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는 만큼, 이를 개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