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은 1968년 스웨덴 중앙은행 창립 300주년을 맞아 1969년 신설한 상이다.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과는 관련이 없지만 화학상과 물리학상 수상자들처럼 스웨덴 왕립과학원에서 선정한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를 보면 올해처럼 3명의 공동 수상자가 나온 적이 많았다. 2019년에는 인도 출신인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와 프랑스 출신 여성경제학자 에스테르 뒤플로 MIT 교수, 마이클 크레이머 하버드대 교수가 수상했다. 뒤플로는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두 번째 여성 학자였다. 당시 이들은 빈곤 퇴치 연구에 기여한 공로로 상을 받았다.
2020년에는 폴 밀그럼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와 로버트 윌슨 스탠퍼드대 명예교수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들은 경제 활동 참여자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지 분석한 경매이론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듬해인 2021년에도 세 명이 수상했다. 데이비드 카드 UC버클리 교수와 조슈아 앵그리스트 MIT 교수, 휘도 임번스 스탠퍼드대 교수다. 이들 세 명 모두 미국인으로, 설문 중심이던 인과관계 실증 분석을 ‘자연 실험’이라는 패러다임으로 전환해 사례 중심 분석의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2년에도 벤 버냉키 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과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교수, 필립 딥비그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올린경영대학원 교수 등 세 명이 받았다. 버냉키 전 의장은 2006년 2월부터 2013년까지 Fed 의장을 맡은 인물이다.
다이아몬드 교수와 딥비그 교수의 전문 분야는 금융위기와 유동성이었다. 당시 노벨위원회는 이들이 은행 보호를 위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를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에는 여성 노동경제학자인 클로디아 골딘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가 노벨경제학상을 탔다. 골딘 교수는 성(性)에 따른 임금 격차 연구로 ‘여성과 노동시장’에 대한 이해를 발전시킨 인물로 평가됐다. 앞서 골딘 교수는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이후 하버드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저출생 문제를 정확히 짚으며 제언하기도 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