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년 소련의 세계 최초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 발사 성공, 1969년 미국의 유인 우주선 아폴로11의 달 착륙. 인류가 미지의 우주를 개척하겠다는 꿈을 처음으로 구체화한 게 고작 반세기 전의 일이다. 당시 미·소의 ‘문 레이스’는 결국 미국의 승리로 막을 내렸지만 지금은 더 많은 국가와 기업까지 가세한 새로운 문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다. 2013년엔 중국이, 2023년엔 인도가 달 착륙에 성공했다. 일본 역시 지난 1월 ‘핀포인트 착륙’에 성공해 다섯 번째 달 착륙 국가가 됐다. 특히 2월엔 미국의 우주 탐사 기업인 인튜이티브머신스가 무인 탐사선 ‘오디세우스’를 달에 착륙시키며, 민간이 우주 개발을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민간 주도 우주 개발은 발사체 재활용을 통한 획기적 비용 감축이 핵심이다. 그 중심에 있는 기업이 미국의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이다. 몽상과도 같던 우주 개척 꿈을 하나하나 실현해 가는 일론 머스크와 제프 베이조스라는 걸출한 기업가가 만든 우주기업들이다. 우리 누리호의 ㎏당 발사 비용이 3만달러대인 데 비해 재사용 발사체인 스페이스X의 팰컨9은 2000달러에도 못 미친다. 그런 스페이스X가 그제 또 한 번 놀라운 진화를 보여줬다. 팰컨9의 8배에 달하는 화물 적재 용량을 자랑하는 차세대 우주선 스타십의 거대한 추진체를 공중에서 포획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초대형 발사대 ‘메카질라’의 젓가락 모양 로봇팔이 발사 7분 뒤 추진체를 공중에서 받아냈다. 지상이나 해상 착륙에 비해 비용을 더 줄이는 건 물론이고 한 달 넘게 걸리던 재발사 준비 기간도 1시간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한다. 기업이 주도했기에 가능한 놀라운 혁신이 아닐 수 없다.
지난 5월 개청한 우리 우주항공청 역시 ‘민간이 주인공이 되는 우주 생태계 조성’을 천명했다. 2000개 이상의 우주기업 육성과 우주항공 시장 점유율 10% 달성을 내걸었다. 세계 7대 우주 강국에 올랐다는 우리나라도 우주 개발을 선도하는 국가와 비교하면 이제 겨우 출발선에 선 것에 불과하다. 스페이스X가 보여준 것과 같은 기업의 혁신만이 그 격차를 빠르게 줄일 수 있다. 기업은 두려움 없이 우주에 도전하고 정부는 그 판을 깔아주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