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 도시로 뜨는 부산, 글로벌 무대로 보폭 넓힌다

입력 2024-10-14 17:37
수정 2024-10-15 00:28
부산시가 지난해 공연 유통시장 선점을 위해 선보인 ‘국제공연예술마켓’이 본격적인 해외 예술시장 공략 단계에 들어갔다. 지역 중심 전시 기획 강화와 소규모 공연예술 활성화 등 부산시의 문화예술 정책이 맞물린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부산시와 부산문화재단에 따르면 지난 4~8일 열린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에 36개국 공연예술산업 관계자 143명과 관람객 5만 명이 찾았다. 지난해 행사에 참여한 해외 예술 전문가(68명)와 관람객(1만8000명) 대비 2~3배 이상 늘어났다.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은 국내 예술 유통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부산시가 지난해 처음으로 연 행사다. 지역 중심의 예술 콘텐츠를 발굴해 글로벌 시장과 연결하겠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실제로 올해 행사는 해외시장과 활발한 연계가 이뤄졌다. 공연 유통 중심으로 구성된 국내외 200여 개의 작품이 부산 전역에서 펼쳐졌다. 공식 초청 전막 작품인 비팜 프로젝트 밴드(독일 뮌헨·부산)의 ‘두 팔을 벌려서(Open your arms)’와 폐막작 ‘고르니슈트(Gornisht, 이스라엘·부산)’는 지역 예술가와 해외 공연단체의 협업 작품이다. 부산 작품 ‘일장춘몽’(틀에디션)은 불가리아, 루마니아, 폴란드에 초청 제안을 받았고, ‘룸메이트’(아이컨택)는 영국과 대본 면허(라이선싱) 계약이 확정됐다.

부산시는 지역 예술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왔다. 부산오페라 초대 감독에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 씨를 영입한 데 이어 부산시립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 부산시립교향악단에 유명 예술 행정 전문가를 잇달아 끌어들였다. 특히 부산현대미술관은 단일 기획 전시 10만 명 이상을 끌어모은 ‘포스트모던 어린이’ 등 영화 도시와 을숙도 생태공원 등 지역 특성을 반영한 전시를 선보이기도 했다. 부산에 있는 소공연장의 기획 공연을 지원하는 ‘원먼스 페스티벌’ 역시 지역 문화 콘텐츠 발굴의 거점 역할을 했다. 소공연장 30여 곳에서 팝페라와 재즈, 클래식 등 다양한 기획 공연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