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의류도 새 옷과 다를 바 없다는 인식을 패션 소비자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패션 리커머스 서비스 스타트업 마인이스의 변대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14일 중고의류 시장에서 달성하고 싶은 사업 목표를 묻자 이같이 말했다.
마인이스는 패션 리커머스 앱 ‘차란’을 통해 중고의류 판매 대행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4월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차란 앱을 통해 입지 않는 옷을 이용자가 판매 신청하면 의류 수거부터 살균, 착향, 제품 사진 촬영 등 상품화 과정을 거쳐 판매 및 배송 등 전 과정을 대행한다. 위탁된 의류는 차란 앱에서 판매된다. 럭셔리 브랜드부터 SPA(제조직매형 의류), 해외 컨템퍼러리 등 인기 브랜드 의류를 정가 대비 최대 90%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작년 8월 출시된 차란은 지난달 말 누적 이용자 40만 명을 돌파했다. 변 COO는 “중고거래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성장세를 견인했다”며 “자체 스튜디오와 인공지능(AI) 시스템을 이용해 상세 사진, 색상, 소재, 사이즈 확인 등 상품 관리에 힘쓰면서 고객 신뢰를 얻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난 1년간 차란을 통해 거래된 브랜드 수는 9000여 개, 가장 많은 옷을 구매한 이용자의 총구매금액은 7880만원에 달한다.
변 COO는 미국 듀크대에서 수학·경제학을 전공하고 금융권에서 커리어의 첫발을 뗐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던 중 경제 불황에서도 살아남을 유망 업종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중고의류 시장을 처음 접했다.
그는 “성장 가능성이 크면서도 우리 사회를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드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는 분야에서 내 일을 하고 싶었다”며 “중고의류 시장은 저렴한 가격으로 옷을 구매하려는 소비자 수요가 많고, 의류 리사이클링을 통해 연간 8t에 달하는 의류 폐기물을 감축할 수 있는 친환경산업이라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했다.
2022년 마인이스의 창립 멤버로 참여한 변 COO는 경기 남양주에 있는 4628㎡(약 1400평) 규모의 중고의류 검수센터 ‘차란 팩토리’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의류 검수부터 클리닝, 분류, 촬영, 포장, 배송까지 모든 과정이 이뤄진다.
그는 “최대 10만 벌까지 수용할 수 있도록 대규모 공간으로 설계했다”며 “중고의류를 새것과 다름없는 수준으로 세탁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의류 관리에 아낌없이 투자할 생각”이라고 했다.
앞으로의 목표를 묻는 말에 “중고의류 거래 플랫폼의 ‘1인자’로 입지를 굳히고 싶다”고 답했다. 변 COO는 “체계적인 거래 플랫폼의 부재로 판매자에게는 번거롭고 구매자에게는 신뢰가 낮은 기존 중고의류 거래의 틀을 깨고 싶다”며 “중고의류 시장의 대중화를 이끌 수 있는 최전선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